“문 닫는 ‘홈플러스’로 지역 경제까지 닫힐 위기”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 4곳 등 전국 37곳 영업 중단
직원·상인·지역까지 도미노 타격
노조·시민단체 정상화 대책 요구
여당 시장후보 찾아 “정부 나서야”

홈플러스 해운대점 전경. 부산일보DB 홈플러스 해운대점 전경. 부산일보DB

지난 10일 부산의 홈플러스 매장 7곳 가운데 4곳이 영업을 잠정 중단(부산일보 5월 11일 자 14면 보도)했다. 해당 매장 노동자들은 월급이 끊긴 채 생계 위기로 내몰리고, 매장 주변 상권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노동단체는 폐점의 여파가 입점 상인과 협력 업체로까지 번지며 ‘도미노 타격’이 현실화했다며 정부의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홈플러스 사태 해결 부산 지역 공동 대책위원회는 14일 오전 부산진구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실 앞에서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정부 개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8일 홈플러스 측이 부산의 센텀시티·부산반여·영도·서부산점 등 4곳을 포함 전국 37곳의 매장 영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이들은 “37개 점포가 문을 닫으면 직·간접적으로 최대 30만 명의 민생이 위협받는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홈플러스 문제를 살피겠다고 약속했지만 (노동자는) 아무런 대책 없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무너져가는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절박한 하소연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센텀시티점 소속 직원 A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월급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다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긴급 운영 자금을 투입하고서야 밀린 임금을 받았지만, 지난달부터 다시 월급이 끊긴 상황”이라며 “많은 직원이 생계를 위해 다른 일용직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입대한 아들을 홀로 부양하는 직원 B 씨는 “최저임금 노동자라 저축금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월급이 끊겨 집 대출금과 보험금을 내지 못한 상황까지 내몰렸다”며 “지난달부터 월급이 또 밀려 이제 지인들한테 손을 빌릴 수밖에 없어 비참하다. 최근에 건강이 나빠져 치료를 받았는데 몸보다 병원비 걱정이 더 커 서럽다”며 한탄했다.

홈플러스가 문을 닫은 지역 상권은 폐점 이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앞서 지난 2월 영업을 종료한 남구 홈플러스 부산감만점 일대다. 14일 오후 〈부산일보〉 취재진이 찾은 부산감만점 주변에는 대낮임에도 행인을 마주치기 어려웠다. 상점 내부도 대부분 손님이 없어 텅 빈 상태였다.

인근 식당 주인 C(54) 씨는 “오후 7시만 넘으면 거리에 사람이 아예 다니질 않을 정도로 일대가 황량해졌다”며 “예전에는 홈플러스에서 장을 보기 전후로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손님이 많았는데, 이젠 발걸음이 끊기면서 손님이 30% 이상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중식당을 운영하는 60대 D 씨도 “홈플러스 폐점과 함께 유동 인구가 뚝 끊겨 장사를 접기 일보 직전”이라며 “점심시간에는 홈플러스 직원들로 가게가 항상 붐볐는데 이제는 매일 파리만 날린다”고 한탄했다. 꽃집을 운영하는 60대 E 씨는 “홈플러스에 주차를 해 두고 꽃을 사 가던 손님들이 사라진 탓에 매출이 나날이 줄어들어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지역사회에서는 골목상권 위축을 우려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한영 사무처장은 “홈플러스 줄폐업은 결국 부산 골목 상권에도 악영향을 미쳐 지역 경제 전반의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홈플러스 측은 매장 직원의 임금 체납에 대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자금이 확보되면 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스마트폰 영상제

    당신을 위한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