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글로벌법’ 미룬 민주당… ‘메가특구’로 대체하나
한정애 정책위의장, 메가특구 공약 발표
‘5극 3특’ 기반의 권역별 특화 성장 취지
‘부산 글로벌법’은 재설계 방침 이후 잠잠
전국 단위 메가특구 정책으로 대체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13일 국회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메가특구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지역 균형성장과 첨단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메가특구’ 지정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민주당의 대표적 지역균형발전 정책인 ‘5극 3특’ 체계를 기반으로 한 지역별 특화발전 전략인데, 부산·울산·경남(PK)도 포괄하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을 사실상 폐기한 민주당이 메가특구 정책으로 이를 대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13일 국회에서 “지방의 실질적인 균형 성장을 견인할 체제의 정착화, 제도화가 필요하다”며 ‘메가특구’를 공약했다. 그러면서 “메가특구는 ‘5극 3특’ 성장 엔진과 연계해 지역경제 성장과 국가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지역 핵심 성장 거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5극 3특’은 전국을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로 지정해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삼으려는 구상이다. 부산·울산·경남은 5극 중 하나인 동남권에 속하며 메가특구는 규제 특례와 관련 정책으로 5극 3특 완성을 뒷받침하는 게 목표다.
메가특구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계획을 수립해 신청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한 의장은 “기존처럼 정부가 일률 설계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과 지역 현장 수요를 반영할 것”이라며 “메가특구 계획을 수립하고 신청하면 지방시대위원회와 산업통상부 장관이 심의·지정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메가특구는 입지·인허가, 산업·기술, 노동·인력, 정주·교육 등 4개 분야에서 최고 수준으로 규제를 없애는 구역이다. 각종 진흥법과 특별법에 규정된 제도를 메뉴판처럼 구성해 참여자가 선택하게 하고, 기존에 없는 규제 특례도 수요가 있거나 필요성이 인정되면 승인하려 한다. 재정·금융·세제·인재·인프라 등을 아우를 ‘7대 정책 패키지’를 집중 지원하는 체계도 마련하려 한다.
민주당은 ‘메가특구 지정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메가특구를 위한 규제 특례, 재정 지원, 조세 감면, 신속 인허가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예산 심의를 거쳐 성장 엔진 특별보조금, 정책 금융, 기반 시설 구축 예산 등이 안정적으로 반영되게 할 계획도 있다.
메가특구 특별법은 민주당이 재설계 방침을 밝힌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대안 중 하나로 추진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부산 글로벌법이 부산을 물류·신산업·금융·관광·문화 분야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특구를 지정하려는 법안이라면, 메가특구 특별법은 ‘5극 3특’과 연계해 부산·울산·경남 등을 권역으로 묶어 핵심 성장 거점으로 삼으려는 게 목표다.
앞서 ‘부산 글로벌법’ 통과를 추진하다 입장을 바꾼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는 “부산 글로벌법은 부울경 메가시티 등과 권한, 재정 구조 등에서 상충하는 지점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부산 글로벌법은 부산을 ‘콕 찍어’ 특화 발전을 이루겠다는 법안인데, 전국을 포괄하는 메가특구 중 하나로 편입될 경우, 당초 취지가 크게 퇴색될 것이라는 지역 내 우려가 나온다. 일단 전 후보 측은 “메가특구가 부산 글로벌법을 대체하는지 여부는 내용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이후 메가특구 특별법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의장은 “지방선거가 끝난 6월 말에서 7월쯤 법안으로 제출할 수 있도록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메가특구는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니라 기업과 인재, 기술과 청년이 함께 모이는 국가 전략성장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