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박민식은 '윤 어게인' 한동훈은 '전 어게인'…과거 아닌 미래 향하는 후보 필요“
보수 진영 후보 향해 직격
"북구 발전의 골든타임, 필요한 건 미래"
손털기 논란에 "현장 감각 없었다" 사과
부산 북갑 민주당 하정우 후보 정대현 기자 jhyun@
6·3 지방선거에서 여야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전국적 관심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예비후보와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맞붙는 이 선거는 보수 단일화 여부와 함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주목받는다. <부산일보>는 세 후보를 차례로 만나 선거 구도와 전략, 지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첫 순서는 이재명 정부에서 AI미래기획수석을 지내고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로 발탁된 하정우 예비후보다.
지난 8일 부산 북구 구포동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하 후보는 보수 진영 상대 후보 두 명을 동시에 겨냥하며 이번 선거를 ‘과거로 회귀하려는 두 후보’와 ‘미래를 만들어가는 자신’의 대결로 규정했다.
그는 “박민식 후보는 아직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고, 한동훈 후보는 새로운 보수 재건을 기치로 내세웠지만 전두환과 없던 끈을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 후보가 전두환 정권 시절 공안검사 출신으로 고문 수사 의혹 등이 있는 정형근 전 한나라당 의원을 후원회장으로 선임한 것을 정면으로 문제 삼은 것이다.
하 후보는 “일각에서는 박민식은 ‘윤 어게인’, 한동훈은 ‘전 어게인’이라고 말한다. 상대 후보들이 자꾸 과거와 단절하지 못하고 오히려 과거로 돌아가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발전을 위한 ‘골든타임’인 북구에 필요한 건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고 미래”라며 “저는 계속 앞을 보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보수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위협을 인정하면서도 북구 발전 앞에서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일축했다. 하 후보는 “정치 역학 관계로 보면 단일화가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사건이 될 수 있긴 하겠다”면서도 “지금 북구에 필요한 건 기존의 정치 논리가 아니라 어떻게 북구가 발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상권 활성화, 어르신들의 삶의 질 개선, 교육 인프라 개선 등은 단일화가 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며
“정치의 본질은 이념이라기보다 결국 주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시하고 행복하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지, 권력 경쟁 그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이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단일화 논의 등을 둘러싼 보수 진영 내부의 신경전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하 후보는 선거 초반 불거진 이른바 ‘손털기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그날 1000명 넘는 분들이랑 악수를 했다. 현장에 내려와 보니 주위에 기자도 많고 시민들도 많고 굉장히 복잡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런 상황에서 현장 감각이 전혀 없다 보니 손이 저리고 양손을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몰랐다.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 부분에 대해 사과드렸고, 당사자분께 직접 찾아가 사과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당사자분은 괜찮다, 그런 걸 갖고 그라노. 열심히 해라. 그런 말씀을 해주셨다”며 “미숙했던 부분은 주민들을 만나다 보니 충분히 체화가 됐다. 앞으로는 그런 실수를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진정성을 갖고 찾아뵐 것”이라고 말했다.
하 후보는 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에서 AI·데이터 분과 분과위원장 등을 맡아 활동한 것을 두고 제기되는 정치 성향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그때도, 지금도 인공지능, 디지털은 국가 전체에서 중요한 분야”라며 “정치 성향을 떠나서 관련 분야가 중요했기 때문에 회사에 다니는 와중에도 일종의 재능 기부를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낙선할 경우 AI와 관련된 현장으로 복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계속 주민들을 만나러 다니느라 그런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며 “지금은 주민들을 많이 만나 뵙고 의견을 경청하고, 북구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만약 승리한다면 북구 발전은 훨씬 빨라질 수 있을 거라는 점은 꼭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하 후보는 이번 선거를 ‘이념 대 실용’의 대결로 규정했다. 보수 진영 후보들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리전을 언급하는 것을 겨냥한 표현이다. 그는 “두 후보 모두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겠지만, 지금 북구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발전”이라며 “미래에 대한 희망, 그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는 제가 당선될 때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주민들이 북구가 낙후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전재수 후보가 부산시장이 되고, 제가 국회의원이 되면 북구에는 정말 좋은 기회가 온다고 본다”며 “저는 평생을 뭔가를 새롭게 만드는 걸 업으로 삼아 왔다. 전재수 후보가 열심히 닦아놓은 토대 위에서 미래 발전상이 실현될 수 있는 북구를 만들겠다. 주민들이 행복하고 모두가 오고 싶어하는 곳으로 만들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