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무안공항 재수색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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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말 발생한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여파가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당시 잔해 수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유해와 유류품에 대한 전면 재수색이 시작됐고, 수백 점의 유해 추정 물품과 유류품이 발견돼 수색은 5월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광주·전라 지역엔 베트남 일본 등 가까운 곳으로 가는 국제선 운항도 아예 안 돼 지역민들이 국제선을 타려면 인천공항 등으로 떠나야 한다. 유족들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외치고 있는 가운데 사고 원인에 대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사고 원인에 대해선 추후 발표가 있겠지만, 여객기와 강하게 충돌한 콘크리트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의 부실 설치가 많은 사망자를 낳은 핵심 원인이라는 분석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면 무안공항엔 왜 이렇게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구조물이 설치됐을까.

기자는 국토교통부를 오랜 기간 출입했다. 공항 정책도 많이 취재했다. 국토부의 공항 정책은 인천공항을 세계적인 공항으로 만드는 데 집중됐었다. 다른 공항은 그냥 유지만 하면 되는 공항이었다.

무안공항 참사는 지방공항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이 낳은 사고다. 국토부는 무안공항 참사 이후, 전국 공항의 로컬라이저를 전수 조사했는데, 그중에 문제가 전혀 없는 로컬라이저는 인천공항과 김포공항밖에 없었다.

공항의 안전시설은 승객 100만 명이 이용하든, 5만 명이 이용하든, 그 규모에 상관없이 동일한 기준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철도역이나 버스터미널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위험도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공항에 대한 국토부의 배타적 태도는 결국 많은 사람의 희생을 불렀다.

수도권 언론도 편승했다. 지방에 공항을 만든다는 것은 나라 예산을 쓰레기통에 처박는다고 생각하는 언론이 대부분이다. 7~8년 전쯤 김해공항 주차장 포화로 한국공항공사는 주차타워를 짓겠다고 국토부에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국토부는 허용하지 않았다. 도로와 철도는 전국 교통망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지방에도 속속 건설됐지만 공항은 인천공항 외 지방공항은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기회도 없었다.

우리나라 공항정책은 지역 편향성과 수도권 중심주의가 그대로 반영됐다. 수많은 언론들이 이에 동조했다. 지방공항에 대한 무관심과 냉대. 이것이 무안공항 참사를 낳았다. 김덕준 세종취재부장 casiopea@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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