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쥐’ 혈당 30%↓…대사질환 치료 물질 찾았다
UNIST 박지영 교수팀, ‘니제리신’ 효과 규명
비만-당뇨 연결고리 ‘엔도트로핀’ 원천 차단
비만과 당뇨의 연결고리인 ‘엔도트로핀’ 생성을 원천 차단하는 천연물 ‘니제리신’의 기전을 규명한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박지영 교수팀. 왼쪽부터 박지영 교수와 김추숙 박사, 조우빈 박사(왼쪽부터). UNIST 제공
비민과 당뇨를 잇는 신호 물질인 ‘엔도트로핀’의 생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천연 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비만으로 촉발되는 대사질환을 해결할 치료 전략으로 주목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박지영 교수팀은 천연물 유래 약물인 ‘니제리신’이 비만 지방조직에서 배출되는 엔도트로핀 생성을 억제해 섬유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을 동시에 개선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니제리신은 콜라겐(COL6A3)의 특정 부위에 먼저 결합해 절단 효소의 접근을 막는 방식으로 엔도트로핀 생성을 차단한다. 단백질을 자르는 ‘가위’ 역할의 효소가 달라붙지 못하도록 니제리신이 그 자리를 미리 선점하는 원리다.
이러한 작용 방식은 간접적으로 염증을 줄이거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던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된다. 연구팀은 병리적 신호가 만들어지는 ‘출발점’을 직접 차단한다는 점에서 치료 전략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지방식을 섭취해 비만해진 쥐에 니제리신을 투여한 결과, 간이나 신장 기능에 부작용 없이 지방조직의 섬유화와 염증 반응이 줄어들었다. 특히 공복 혈당은 약 30% 감소했으며 인슐린 감수성도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000여 종의 천연 화합물을 스크리닝해 저산소 환경에서도 엔도트로핀 생성을 안정적으로 억제하는 니제리신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니제리신은 미생물인 방선균이 만드는 천연 물질이다.
박지영 교수는 “엔도트로핀 생성을 직접 억제하는 새로운 분자 기전이 밝혀진 만큼 비만과 당뇨뿐 아니라 지방조직 섬유화가 동반되는 다양한 대사질환 치료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