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 등 60개국 대상 ‘강제노동’ 관련 ‘301조 조사’ 개시
'상호관세' 대체할 새 관세 도입 위한 절차 일환
한중일-EU 등 60개 교역상대국 대상 조사
정부, 조사 대비 민관 합동 대응체계 구축 추진
“이익균형과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 확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미 행정부의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 등 관세 강화 움직임에 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12일(현지시간)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과 관련한 무역법 301조 조사(이하 301조 조사)를 한중일을 포함한 60개 주요 무역 파트너들을 상대로 착수했다. 이는 지난달 연방 대법원 판결에 의해 무효화한 '상호관세' 등을 대체할 새로운 관세 도입을 위한 것으로, 전날 착수한 '과잉생산'에 대한 301조 조사와 병렬적으로 이뤄진다.
13일 산업통상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법 제301조에 따라 한국을 포함해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영국 등 총 60개 교역상대국을 대상으로 강제노동(forced labor)과 관련된 행위·정책·관행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USTR은 무역상대국들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지 않는 행위가 부당하거나 차별적인지, 그리고 미국 상업에 부담을 주거나 제한을 가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조사대상국은 한중일과 EU, 영국,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스위스, 대만, 태국, 베트남 등 60개국(총 60개 경제주체)이다.
USTR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이 조사는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금지를 효과적으로 부과 및 집행하지 않은 것과 관련된 각 경제주체의 행위, 정책 및 관행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지, 미국의 업계에 부담을 주거나 미국 업계를 제한하는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월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강제노동에 반대하는 국제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들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시장 진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부과하고,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데 실패했다"며 "너무 오랫동안 미국 노동자와 기업은 강제노동이라는 채찍으로 인위적인 비용 측면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외국 생산자와 경쟁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어 "이번 조사는 외국 정부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와, 이러한 혐오스러운 관행을 근절하지 못한 것이 미국 노동자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로스앤젤레스(LA) 항구. 연합뉴스
USTR은 조사 개시 직후 해당 국가들에 대해 협의를 요청했으며, 우리측도 협의 요청을 접수했다. 이해관계자의 서면의견은 4월 15일까지 접수받을 예정이다. USTR은 4월 28일(필요시 5월 1일까지 연장)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공청회의 마지막날로부터 7일후까지 반박 견해를 접수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절차가 끝나면 USTR은 각국에 대한 조사 결과와 함께 관세 부과를 포함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미국 정부는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 관세 위법 판결 이후 무역법 제122조, 제301조 등을 활용해 관세조치를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온 바, 정부는 ‘기존 한미 관세합의에 따른 이익균형 유지와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 확보’라는 원칙 하에 미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전날 발표된 ‘과잉생산 301조’ 및 이날 발표된 ‘강제노동 301조’ 조사 등 일련의 301조 조사에 대해 정부, 업계, 전문가 등으로 민관 합동 대응체제를 구축해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전날 USTR은 한중일 등 16개 경제주체의 과잉생산 문제에 대한 301조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0일 대법원의 상호관세 등 무효 판결 이후 같은 달 24일부터 무역법 122조에 따라 전 세계 모든 무역 상대국에 10%의 이른바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