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13일 시행…출고가 ‘휘발유 1724원·경유 1713원’
정부, 13일 0시부터 본격 시행
정유사 주유소 공급가격에 적용
30년 만에 부활…2주 단위 설정
도서 등 특수지역은 예외 적용
자영업자·농민, 에너지바우처 지원
중동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치솟는 가운데 12일 오후 대구 남구의 한 주유소에서 대구시청, 남구청, 한국석유관리원,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들이 휘발유·경유의 정량 및 품질, 가격 등을 합동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통상부 제공
미국·이란 간 전쟁에 따라 국제유가 및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13일 0시부터 본격 시행한다. 1997년 유가 자유화 조치 이후 정부가 시장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12일 오후 ‘석유판매가격의 최고액 지정 및 과잉수출제한에 관한 규정’(고시)를 제정·시행한다. 최고가격제가 본격 시행되는 시간은 13일 0시부터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가격 상한선을 두는 조치다. 최고가격 적용 품목은 보통휘발유, 자동차용경유, 실내등유다. 선택적 소비재인 고급휘발유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고가격은 정유사의 주유소 및 대리점 등에 대한 공급가격을 기준으로 하며, 주유소 판매가격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13일 0시부로 적용되는 일반 석유제품의 1차 최고가격은 L(리터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경유 1713원, 실내등유 1320원으로 설정됐다. 이는 지난 11일 정유사가 제출한 평균 공급가격(보통휘발유 1833원, 자동차용경유 1931원, 실내등유 1728원)에 비해 각각 휘발유 109원, 경유 218원, 등유 408원이 저렴한 수치다. 이 최고가격은 13일부터 26일까지 2주 간 적용된다.
다만, 예외적으로, 해상운송이 필수적인 도서지역에 공급되는 석유제품의 최고액은 L당 보통휘발유 1743원, 자동차용경유 1732원. 실내등유 1339원이다.
조정주기는 매 2주 단위로 재설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최고가격제는 균등부담을 원칙으로 한다. 석유가격 상승 비용을 경제주체들이 고르게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27일에는 국내외 유가 상황 등을 반영해 최고가격을 조정할 계획이다. 최고가격 조정 시에는 ‘제세금을 제외한 1차 최고가격’을 기준가격으로 하여 ‘직전 일정기간 국제제품가 상승률’을 곱한 값에 제세금을 가산한다. 국제석유제품 가격 상승률은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게시된 가격지표를 활용한다.
산업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의 조속한 안착을 위해 △정유사 대상 사후정산 세부기준 마련 △주유소 대상 모니터링 및 관리체계 강화 등을 추진하는 한편, △자영업자·농민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 에너지바우처 등을 활용한 지원 방안도 관계부처와 함께 지속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해상운송으로 별도의 운송비용이 소요되는 도서 등 특수지역은 5% 이내 범위에서 별도의 최고가격 산정이 가능하다. 또 자영업자와 농민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에너지바우처 등을 통한 지원 방안을 별도 검토하기로 했다.
최고가격제는 사후정산 방식이다. 손실보전, 정유사의 입증책임, 분기별 정산 등 3가지 원칙에 의거해 정부 재정으로 지원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최근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 제품에 최고가격제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지난달 28일 중동상황(이란 전쟁) 발생 이후 정세불안 장기화에 대한 수급 우려로 배럴당 100달러 안팎 상승했고, 현재는 90달러 내외 수준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수급불안, 국제에너지기구(IEA) 비축유 방출 결정 등을 향후 가격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국 보통휘발유 및 경유 평균가격은 12일 오전 7시 30분 기준 L당 1903원, 1924원으로, 이란 사태 이후 각각 L당 200원, 300원 이상 상승한 상태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