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등 피해 회복 특별법 추진
복지원, 범정부 지원단 설치 계획
본보 취재진이 입수한 부산 형제복지원 수용자 126명의 신상기록카드. 사망(41명), 전원(21명), 도망(5명), 귀가(59명) 등 네 가지로 분류돼 있으며 수용자별로 인적사항과 입소 당시 특이사항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기술돼 있다. 부산일보DB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리는 형제복지원 사건 등 과거 복지 시설 등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 사건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정부가 특별법 제정에 나선다. 그간 피해자들은 국가에 배상 소송을 걸며 피해 보상을 받아 왔는데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피해 구제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관계 부처는 아동복지·노숙인 시설 등과 관련한 여러 과거사 사건들의 피해 회복을 통합 지원하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과거사 피해자를 위한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인 범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결과다.
복지부는 특별법을 통해 △보상 근거 마련 △생활·의료비·정신건강 관리 등 정부 지원사업 △복지제도 자격 특례 등 피해자들을 위한 범정부 차원 제도적 지원을 검토한다. 또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위령 사업이나 지속 가능한 지역별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특별법 입법을 전담할 범정부 지원단은 복지부 기획조정실 내 설치될 예정이다. 지원단은 복지부를 중심으로, 행안부 등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해 운영된다.
그동안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는 부산 형제복지원, 덕성원, 영화숙·재생원 사건과 경기 선감학원, 전국적인 해외 입양 과정을 비롯한 과거사 사건 12건을 조사하고 중대한 인권 침해 사건으로 규정했다.
피해자들은 아동·청년기의 기회를 상실하면서 평생 삶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고령화에 따라 건강 악화와 고독, 경제적 고충 등도 이어지고 있다.
그간 피해자들은 진화위를 통해 피해를 공식 인정받는 진실 규명 결정 이후에도 국가 차원의 지원이나 보상 제도가 없어 제대로 된 권리 구제를 받지 못했다. 이에 각기 국가 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식으로만 구제를 받아 왔다.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배상금을 받으면 복지 제도에서 제외되는 문제도 있었다.
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할 국민이 오히려 국가로부터 상처를 입은 안타까운 사건에 대해 정부는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설 의무가 있다”며 “피해자 한 분 한 분이 필요한 지원을 조속히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