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피해에도 “직거래 선택해 보상 어렵다”… 책임 빠진 중개 플랫폼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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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 앱, 서비스 제공자 검증하지만
자체 결제 시스템 이용하지 않으면
범죄 피해 시 “이용자에 보상 불가”

해당 기사 내용을 활용해서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로 만든 이미지.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해당 기사 내용을 활용해서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로 만든 이미지.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속보=생활서비스 구인·구직 중개 앱을 통해 청소 아르바이트를 구한 뒤 고용인 집에서 금품을 훔친 30대 여성이 구속(부산일보 2월 11일 자 11면 보도)됐지만, 정작 피해자는 앱 운영사로부터 별도의 보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거래가 이뤄졌음에도 결제 방식에 따라 보호 범위가 달라지는 구조 탓이다. 이에 플랫폼이 이용자 연결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면서도 피해 발생 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당 앱을 운영하는 A사는 이번 사건 피해자에게 금전적 보상이나 피해 구제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22일 밝혔다. 피해자가 A사 자체 안전 결제 시스템인 ‘A페이’를 사용하지 않고, 피의자 B 씨와 직접 거래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앞서 B 씨는 A사 앱에 ‘집 청소 아르바이트를 해주겠다’는 글을 올렸고, 의뢰를 받으면 피해자 자택을 청소하며 현금과 귀금속 등을 빼돌렸다. B 씨가 이러한 방식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14차례에 걸쳐 가로챈 금품은 1억 1000만 원에 이른다.

A사 측이 실질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자, 중개 플랫폼이 이용자를 보호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가 연결됐지만, 피해가 발생해도 결제 방식에 따라 플랫폼 측 책임을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제공자 검증과 매칭 과정에 플랫폼이 관여하면서도 범죄가 발생하면 ‘직거래’라는 이유로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현재 A사는 수수료를 내야 하는 ‘A페이’를 사용한 서비스 이용자에게만 보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거래 과정에서 사기나 서비스 불이행 등 피해가 발생하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상 한도는 재산 보증 최대 1000만 원, 환불 보증 최대 100만 원이다.

하지만 A페이를 이용하는 서비스 사용자는 서비스 비용의 3.5%를 A사에 수수료로 납부해야 한다. 이처럼 추가 비용이 발생하다 보니 이용자 입장에서는 A페이 선택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A페이를 사용하지 않으면 A사는 어떠한 보상도 하지 않아 이용자 보호 책임을 지지 않는다.

A사 앱을 이용하는 30대 조 모 씨는 “직거래 방식을 선택해도 앱 이용자인 것은 마찬가지”라며 “중개 앱 측에서 서비스 제공자를 검증했을 것이라 믿고 앱을 통해 전문가를 구하는 것인데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았다고 피해를 나 몰라라 하는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사는 피해자가 A페이를 이용하지 않아 거래 내역을 파악하거나 사전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경로 자체가 없었다며 별도의 책임을 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현행 법령상 앱에 프로필을 등록하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범죄 경력을 조회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A사 측은 “다양한 보호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이용자가 문제 발생 시 신고하거나 분쟁 조정을 신청해야 시스템이 작동한다”면서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채팅방에서 공유되는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를 과거 사기 이력과 실시간으로 대조하고, 위험이 감지되면 이용자에게 안내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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