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전략자산 허브화’에 일본은 복잡한 심정·러시아는 공동 대응 [부산, 미중 패권의 중심]
일, 북중 견제 완충지대 기대
“미국 내 입지 감소” 우려도 표출
러, 중국과 합동훈련 ‘증가세’
2024년 7월 미 알래스카 방공식별구역에 러시아 TU-95와 중국 H-6 군용기가 함께 들어왔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제공
부산의 전략자산 허브화에 가장 셈법이 복잡한 나라가 일본이다. 국방 부담을 덜어내는 효과를 기대하지만, 동시에 전략적 지위를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 안보 당국은 대체로 부산의 전략자산 허브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한미일 안보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부산이 북중 견제의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와 요코스카에 편중된 미군의 부담이 분산되면, 미국의 방위비 증액 압박 강도도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코다 요지 전 해상자위대 자위함대 사령관은 “미군 자산이 요코스카나 사세보에만 집중되는 것은 미사일 위협하에서 단일 실패 지점을 만드는 위험한 일”이라며 “부산은 요코스카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최적의 대안 중 하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한미 동맹 강화로, 미국 내 일본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보도가 현지 매체들에서 나오고 있다. 반면 일본 내 시민사회는 부산의 전략거점화가 일본을 포함해 동아시아에서 무력 충돌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민단체 ‘비핵시민선언 요코스카’는 “부산의 전방기지화는 곧 요코스카의 후방기지화를 고착시키고, 지역 주민들을 핵 공격의 위험 속으로 몰아넣는 것이다”고 전략자산 부산 입항을 반대한다.
북중 못지않게 전략자산의 부산 입항에 예민한 나라가 러시아다. 부산의 전략자산 허브화가 중국을 겨냥했다고는 하지만, 동북아 전체가 영향권에 들어간다. 비슷한 입장에 있는 북중러는 결국 미국의 전략자산이 가까워지는 것에 공동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
2024년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했다. 전쟁 시 자동 군사 개입 등을 약속하며, 북러 관계를 사실상 ‘군사 동맹’ 수준으로 복원시켰다는 평가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의 고립 타개와 함께, 2023년 ‘워싱턴 선언’에 따른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정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처로도 해석된다.
중국과의 합동훈련 역시 2023년을 기점으로 확연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5월 유럽 싱크 탱크인 ‘메르카토르 중국학 연구소’는 2024년 중러 합동훈련 횟수를 11회로 집계했다. 역대 최대이다. 2024년 7월에는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폭격기가 알래스카 방공식별구역까지 진입하기도 했다. 미국의 군사 활동 영역이 중러에 계속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반발성 도발로 받아들여진다.
2024년 6월 마리아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이 항공모함(루스벨트함)을 부산항에 진입시켰다”며 “러시아는 자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상응하는 대응을 취할 권리가 있고, 중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조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타날 것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