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 전기차·ESS 넘어 ‘로봇’으로 눈 돌린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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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에너지밀도·고출력·안전성 관건
전고체 배터리 시험 무대로 부상
LG엔솔 “6개 이상 기업에 공급”
삼성SDI·SK온도 수주 확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경기 안산시 한양대 ERIC캠퍼스 창업보육센터에 소재한 에이로봇을 방문,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과정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경기 안산시 한양대 ERIC캠퍼스 창업보육센터에 소재한 에이로봇을 방문,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과정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로봇 시장을 낙점했다. 당장 수요 규모가 크지는 않으나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이 치열하고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길 시험 무대라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1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로봇용 이차전지 수요는 약 4.6GWh로 추산되며 2030년에는 12.8GWh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전체 이차전지 수요의 0.5% 수준으로 전기차나 ESS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치다.

그럼에도 배터리 기업들이 로봇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로봇은 한정된 공간에서 장시간 작동해야 하므로 높은 에너지 밀도와 순간 출력, 내구성, 경량화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특히 사람과 밀접하게 소통하는 서비스 로봇이나 휴머노이드의 경우 안전성이 핵심 요소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기반의 원통형 배터리가 로봇용 전원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견고한 구조로 안전성이 높고 표준화된 규격 덕분에 적용 범위가 넓다.

여기에 하이니켈 소재를 더하면 에너지 밀도와 출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로봇의 가동 시간을 늘리고 복잡한 구동을 지원하는 데 유리하다. 현재 기술력을 갖춘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시장 선두에 서 있으며, 리튬인산철(LFP) 중심인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6개 이상의 주요 로봇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테슬라의 '옵티머스'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2' 등이 주요 공급처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서비스 로봇 '달이(DAL-e)'에 배터리를 탑재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SK온 역시 현대위아의 물류·주차 로봇에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하며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추세다.

로봇 시장은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조기 상용화 가능성으로도 주목받는다.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는 2030년 이후 상용화가 예상되지만 로봇은 사용 환경의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어 이르면 2027년에서 2028년 사이에 실제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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