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거물 최구식 전 의원 민주당 입당에 진주 정가 ‘시끌’
진주 민주당원 “명분 없다” 반발
갈상돈 지역위원장 ‘재심사’ 요구
야당 ‘배신자’ 낙인 찍고 여론전
박명균 전 부지사 “시민들 우롱”
국민의힘 진주시장 후보 출마예정자인 박명균 전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19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구식 전 의원의 민주당 입당은 진주시민에 대한 배신행위이자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김현우 기자
경남 서부권 보수 진영 유력 인사였던 최구식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색 짙은 서부경남에서 외연을 확장하려는 여당과 야당 내 입지가 좁아진 전직 거물급 인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지만, 여야 안팎에서 볼멘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최근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고 최 전 의원에 대한 입당을 승인했다. 최 전 의원은 2004년 제17대 총선 때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진주갑에서 당선됐다. 2008년 18대 총선에선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자 무소속 신분으로 당선된 뒤 복당했으나 19대 총선에서는 다시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이후 2017년 8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되면서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됐고, 2023년 윤석열 정부 특별사면으로 복권됐지만 국민의힘 복당은 성사되지 않았다. 계속된 정치적 재기 노력에도 당내 입지가 넓혀지지 않자 지난 6일 민주당에 입당 신청서를 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최 전 의원의 정치력과 풍부한 행정 경험 등이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해 입당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당 관계자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경쟁력 있는 합리적 보수 인사는 영입한다는 기조에서 입당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선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서부경남 지지 기반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런 급격한 ‘몸집 불리기’에 대한 당내 반감도 상당하다. 특히 기존 당원들과 일부 지역위원회를 중심으로 ‘명분 없는 입당’ 등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진주을 당원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소신의 전환이 아니라, 기회에 따라 당적을 옮겨온 정치 형태의 연장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민주당의 가치와 정체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진주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갈상돈 민주당 진주시갑 지역위원장 역시 “최 전 의원의 입당은 민주당에 전혀 도움이 안 될뿐더러 오히려 ‘마이너스’ 점수를 얻게 될 것”이라며 정청래 당 대표에게 최 전 의원 입당 재심사를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최구식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입당원서를 작성하고 있다. 본인 제공
야당에선 아예 ‘배신자’ 낙인을 찍었다. 국민의힘 진주시장 후보 출마예정자인 박명균 전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19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시민에 대한 배신행위이자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최 전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과 보좌진 중앙선관위 디도스 사건 연루 의혹을 짚으며 “국기문란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행위로 자숙과 성찰이 필요한 상황에 되레 진주 시민을 우롱하고 자존심을 짓밟았다”고 강조했다.
입당을 승인한 민주당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정치변화와 쇄신을 말하면서도 구태인사, 구시대적 인물로 낙인된 최 전 의원을 영입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에만 급급한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최 전 의원은 잇따른 당내 반발에도 6·3 지방선거 진주시장 민주당 후보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최 전 의원은 “한나라당 시절 8년 동안 최선을 다해 당을 위해 봉사했지만 이후 14년 동안 당에서 주적으로 분류돼 공격 받았다”며 “개인 정치를 위해 당을 옮겼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내 심정을 얘기하고 같이 상의하면 환영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편에서 제기된 전략공천 설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하며 “어디까지나 경선을 통해 시민들의 평가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