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폭파 협박범에 손해배상 받을 수 있을까?… 지난해 청구는 ‘0’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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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이용시설 협박 범죄 잇따라
행정력 낭비·시민 불편 등 피해 커

작년 허위 신고 253건 중 244건
형사 입건·즉심 청구·과태료 부과

배상 금액보다 소송 비용이 크거나
피의자 배상 능력 없는 경우 많아
“피해 규모 등 따라 제재 방식 정립을”

최근 부산역을 폭파하겠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부산에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협박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부산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두터운 옷차림으로 지나가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최근 부산역을 폭파하겠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부산에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협박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부산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두터운 옷차림으로 지나가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최근 부산역을 폭파하겠다는 협박이 접수(부산닷컴 1월 10일 보도)되는 등 부산에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협박 범죄가 잇따르지만, 경찰이 지난해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례는 0건으로 나타났다. 이런 협박 범죄로 행정력이 낭비되고 시민들도 큰 불편을 호소하면서 제재를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부산역을 폭파하겠다며 협박 메일을 보낸 혐의(공중협박)로 지난 14일 붙잡힌 10대 남성 A 씨를 지난 15일 구속했다. A 씨는 지난 5일 분당 KT 사옥을 시작으로 강남역(9일), 부산역(10일), 천안아산역(11일), SBS(11일), MBC(11일) 등 전국 6곳에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폭파 협박을 했다.

경찰은 A 씨를 형사 처벌하는 절차를 밟는 동시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은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에서 A 씨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면 투입 경력 인건비, 유류비 등을 청구액으로 환산해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시 신고로 부산역 일대에 부산경찰청 소속 경찰특공대 60여 명이 투입됐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사회에 미친 파장이 커 손해 배상 청구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기소와 유죄 가능성 등을 따져봐야 하므로 시일은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A 씨 사례처럼 다중이용시설 대상 협박을 포함한 허위 신고 253건 가운데 244건이 법적 제재로 이어졌다. 대부분이 형사 입건과 즉결 심판 청구, 과태료 부과 등을 통해 처벌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이 가운데 징벌적 성격이 강한 손해배상 청구 사례는 없었다. 다수의 경찰력이 투입되거나 사회적 파장이 큰 경우 행정·형사 처벌과 별개로 손해배상 청구가 추가로 가능하다.

부산경찰청은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부산 지역 도서관과 병원, 수영장 등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며 3차례 협박 신고를 한 30대 남성 B 씨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했다. B 씨는 지난해 8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의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B 씨 사례가 심각하다고 보고 손해배상심의위원회를 열고 청구 여부를 검토했고 배상 책임 인정액도 책정했다.

하지만 결국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B 씨의 개인 신상에 비춰 봤을 때 실제 배상액을 받아내기 어렵겠다는 이유였다. 경찰청은 지난해 하반기 손해배상심의위원회에서 B 씨 사례를 포함해 3건을 검토했는데, 모두 피의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3건의 배상 책임 인정액은 합산해 약 600만 원이었다.

현재 경찰 내부에 공중협박 등 허위 신고로 인한 손해가 어느 정도일 때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지 등의 기준은 없다. 경찰은 손해배상 청구액보다 소송 비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점, 피의자가 청구가 인용되더라도 배상 능력이 떨어지는 점 등을 손해 배상을 청구하지 않은 주요 이유로 꼽는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소송에서 이겨도 얻을 수 있는 배상액이 크지 않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도 많아 손해 배상 청구 자체가 드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중협박 등 허위 신고 유형별 대응 가이드라인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경성대 경찰행정학과 이상훈 교수는 “피해 규모, 다른 범죄와의 연관성 등을 기준으로 그에 맞는 제재 방식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허위 신고는 대부분 적발돼 강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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