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바로 뒷산인데…조난 신고해도 휴대폰은 먹통
지난해 창원 산악 사고 206건
인구 차 3배 나는 부산과 비슷
도심 산에만 가도 서비스 불가
국가지점번호판 역시 무용지물
창원시 통신 3사 개선 공문 발송
반년 지나도록 한 곳도 답변 안해
수익만 쫓는 통신사에 소방 '곤혹'
경남 창원시 성산구 비음산 중턱에 설치된 국가지점번호판 주변으로 통신 장애가 발생해 긴급 전화 연결도 되지 않는 모습. 독자 제공
통신업계의 외면에 가뜩이나 산악 신고가 잦은 경남 창원시에서는 도심 산 중턱에서도 통신 장애가 빈번한 것으로 확인된다.
등산 시 응급 상황이 발생해도 구조 요청을 하기 어려워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18일 창원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창원에서 발생한 산악 신고·출동 건수는 총 206건이다.
같은 기간 인구가 3배 이상 많은 부산에서 278건의 신고가 접수된 점을 감안하면 창원의 인구 당 산악 사고 비율이 곱절 이상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경남도청·경찰청 바로 뒷산인 비음산과 정병산, 경남대학교와 인접한 마산 무학산 등 대부분의 산이 도심에 위치해 있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등산객이 붐비는 까닭이다.
창원시는 위급 상황에 구조 요청자의 정확한 위치를 119·112에 전송하기 위해 ‘국가지점번호판’을 곳곳에 설치해 놓기도 했다. 조난 시 해당 지점번호를 보고 휴대전화로 산악 신고를 하라는 의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점번호판 일부는 ‘서비스 불가 지역’에 위치해 전화 자체를 이용할 수 없다. 간혹 약하게 전파가 잡히는 경우 문자메시지·SNS 등으로 신고를 할 수 있지만, 출동 대원들이 실시간으로 통화하며 대응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소방 당국도 등산로에 드론을 띄우거나 인원을 추가 투입해 고함치며 수색을 벌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실제 성산구 토월동과 김해시 진례면 사이에 자리 잡은 해발 510m의 비음산은 용추계곡 입구에서 정상까지 등산로 5~8부 능선에선 전파가 잡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구간은 성인 남성 기준 통과 시간이 30분 안팎이며, 평소 거센 바람이 자주 부는 데다 중간에 개울도 여러 개 있어 다리를 반복해서 건너는 곳이다. 실족·부상 등 사고를 우려해 ‘국가지점번호판’이 줄줄이 설치돼 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의창구의 산지에서 통신 장애 민원이 접수되자 창원시는 통신 3사로 통화 품질 개선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반년이 지나도록 어느 곳에서도 답변을 받질 못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기초지자체에선 통신 3사로 공문을 보내 협조를 구하는 게 전부”라고 털어놨다.
결국, 수익 몰이에만 매몰되어 통신사가 산지에 기지국이나 중계기 설치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이용재 교수는 “통신사 입장도 이해하지만 국민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를 언제까지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라며 “지자체가 아닌 국가 차원에서 이를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