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권서 중·러 세력 견제… 군사적 수단 배제 안 해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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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구체화 되는 美 그린란드 확보 계획

백악관 “그린란드 매입 형태 논의 중”
덴마크, 내주 미 국무장관과 담판 계획
군사적 대응 가능성에 “선택지 중 하나”
동맹국 강제 병합 부담에 주저하는 듯

덴마크 해군 함정 P572 라우지 코흐가 그린란드 수도 누크 앞바다를 순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확보에 대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해당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덴마크 해군 함정 P572 라우지 코흐가 그린란드 수도 누크 앞바다를 순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확보에 대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해당 지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에게 그린란드는 희토류 등 자원이 풍부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전체를 장악하기 위해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세계를 향해 군사력도 서슴없이 과시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7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눈독을 들이는 덴마크령 그린란드와 관련해 덴마크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린란드 상황과 관련 “난 다음 주에 그들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구매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애초부터 늘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도 그렇게 말했으며 새로운 입장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 차원에서 그린란드를 확보하려고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군사적 수단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난 대통령이 항상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매번 말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루비오 장관은 “난 그린란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단지 전 세계에 대해 그렇다는 것이다. 만약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을 식별한다면 모든 대통령은 군사적 수단으로 대응할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그린란드 확보 계획이 북극권에서 중국과 러시아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몇 년간 천연자원 개발과 새로운 항로 개척부터 합동 군사 훈련에 이르기까지 북극에서의 협력을 확대한 사실을 겨냥한 것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극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공세를 억제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최선이라고 본다는 점을 매우 솔직하게 밝혀 왔다”며 “이에 잠재적인 매입이 어떤 형태가 될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내비치자 그린란드 주민들은 두려움과 분노를 숨기지 못하고 있다. 영국 BBC는 이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위협에 그린란드 주민들이 느끼고 있는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외교 장관들은 내주 워싱턴을 찾아가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직접 담판에 나선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자 “미국이 그린란드를 장악해야 한다는 말은 완전히 터무니없다는 점을 미국에 분명히 말해야 한다”며 “미국은 덴마크 영토의 일부를 병합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덴마크에 무력까지 동원해 그린란드를 강제 병합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지는 않고 있으며, 희토류 개발 등 사업을 통해 자국의 실질적 관여도를 높이는 쪽으로 우선 접근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당국자들이 현재로서는 그린란드 현지에서 미국의 존재감을 키울 사업적인 거래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잠재적 사업군으로는 희토류 광물 채굴, 수력 발전 등이 거론되고 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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