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SRT 통합한다… 고질적 좌석난 해소 기대 (종합)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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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속철 통합 로드맵 마련
열차 교차운행은 내년 3월부터
하나의 앱으로 예매·발매 가능
기관 통합은 내년 말까지 추진

정부가 코레일과 SR 기관 통합 로드맵을 마련했다. 부산역 승강장을 빠져 나가는 KTX(위)와 수서역에 정차한 SRT. 부산일보DB·연합뉴스 정부가 코레일과 SR 기관 통합 로드맵을 마련했다. 부산역 승강장을 빠져 나가는 KTX(위)와 수서역에 정차한 SRT. 부산일보DB·연합뉴스

정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을 통합한다. 오랜 기간 통합하느냐, 분리를 유지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많았던 이 문제를 통합 쪽으로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통합에 앞서 우선 수서역에도 KTX가 출발하고 서울역에도 SRT가 출발하는 식으로 열차 교차 운행을 내년 3월부터 시작한다. 통합이 되면, 코레일과 에스알은 SRT가 2016년 12월 운행을 시작한 이후 10년 만에 합쳐지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코레일과 에스알 노사, 소비자단체가 참여한 간담회와 각계 전문가 의견을 모아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마련했다고 8일 밝혔다. 기관 통합은 내년 말께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서울역에서 SRT 열차가 다니고, 수서역에서는 KTX가 다니는 열차 교차 운행을 우선적으로 추진한다. 현재 수서역은 SRT가 다니는데, 만성적인 좌석 부족을 겪고 있다. 이에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를 수서역에 가져와 수서역 출발 열차를 늘리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KTX 열차 중에서 비교적 수요가 적은 열차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예매·발매시스템도 통합한다. 코레일톡이든 SRT앱이든 서울로 검색하면 서울역·용산역·수서역의 열차를 한 번에 찾을 수 있게 한다. 교차 운행은 내년 3월부터 시작된다. 수서역은 서울 강남권과 경기도 남부권으로 가려는 승객들로 항상 혼잡하다. 그런데 SRT는 KTX보다 열차 좌석이 작아 수요를 맞출 수가 없다.

내년 6월부터는 KTX와 SRT 고속차량을 통합 편성·운영한다. 즉 KTX와 SRT 구분 없이 차량을 연결하고 서울역과 수서역을 자유롭게 운행토록 해 차량 운용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때 하나의 앱으로 KTX·SRT를 결제하고 발권하도록 개선한다. 아울러 SRT와 일반 열차(ITX-마음 등) 환승 시, 요금 할인도 도입하며 KTX와 SRT 간 열차 변경 시 취소 수수료도 면제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이같이 통합 편성·운영하면 좌석 공급이 하루 총 1만 6000석 늘어난다고 밝혔다. 다만 국토부는 이 같은 좌석 증가가 맞는지는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통합 이후 KTX 운임을 10% 할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고속선 오송~평택 구간은 열차가 꽉 차서 더 이상 차량을 투입시킬 수가 없다. 이에 오송~평택 구간 복복선화 공사를 지금 하고 있는데, 2028년 말이면 완공된다. 그 때까지는 이처럼 차량 운용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좌석 부족을 다소나마 해소할 계획이다.

이어서 두 기관의 통합은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해 필수적인 법정 절차 등을 거쳐 2026년 말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코레일과 에스알 노사 간 이견 조정이 어렵거나, 법정 절차 과정에서 협의가 지연될 경우 기관 통합 일정은 변동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국토부 내 ‘고속철도 통합추진단’을 설치한다.

최종적으로 두 기관을 통합해서 통합명이 어떻게 될 지, KTX·SRT 브랜드는 그대로 둘 지 등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며, 연구 용역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윤진환 철도국장은 “에스알 노조는 운영 통합은 적극 협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흡수 통합되는 부분은 반대하고 있다”며 “제3의 사명, 브랜드를 사용할 지 등을 두고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정부는 관련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이원화된 고속철도를 통합한다는 방향을 정했다”며 “통합은 단순 기관 간 결합하는 흡수 통합이 아니라 한국의 철도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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