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참여형 ‘부산표 커피 축제’ 로컬 커피 문화의 장 ‘활짝’ [2025 부산 커피어워즈&페스티벌]
개막 첫날부터 인파 몰려 ‘북적’
아마추어 바리스타 대회 ‘직관’
승부 막판 함께 카운트다운 외쳐
88개 커피업체 96개 부스 개설
시음·게임에 기념품 제공까지
커피 장비 코너에도 줄 늘어서
“커피 도시 부산 주축 될 것 기대”
2025 부산 커피어워즈&페스티벌이 열린 4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참석 내빈들이 개막 퍼포먼스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4일 개막한 ‘2025 부산 커피어워즈&페스티벌’(2025 BCAFE·이하 커피어워즈)’ 개최 장소인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은 하루 종일 시민들로 붐볐다. ‘로컬 커피 축제’를 표방하며 로컬 커피 브랜드와 커피 애호가, 커피업계가 모인 현장을 확인하고 즐기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무엇보다 국내 여타 바리스타 대회가 업계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이번 커피어워즈는 전격적으로 관객 참여형 행사로 준비됐기 때문에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평일인 행사 첫날에만 1300여 명이 찾아 새로 태동한 ‘부산표 커피 축제’를 한껏 즐겼다.
■우승자 뽑는 순간, 환호성
이날 오전 10시 시작한 ‘스로우다운’(Throwdown)’ 대회부터 감탄과 환호가 이어졌다. 스로우다운대회란 아마추어 바리스타들이 참여해 속도감 있게 진행하는 대회다. 길게는 한 시간가량 걸리는 월드챔피언 대회보다 박진감 있고 유쾌하게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준비, 시연, 심사까지 모두 10분 안에 끝내야 한다. 대회 분위기도 가볍고 유쾌하며 1 대 1 배틀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흥미 요소다.
심사위원들도 점수를 매기지 않고 즉석에서 두 명 중 한 명을 승자로 가려낸다. 준비 시간은 5분, 추출 시간은 3분이 주어진다. 이날 시민들은 남은 시간이 표시되는 전광판을 통해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추출하는 장면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봤다. 진행자가 커피를 추출하고 있는 바리스타에게 다가가 장난스러운 멘트를 건네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승부 막판 10초가량 남은 상황에서는 시민들이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치기도 했다.
행사를 진행한 한국스페셜티커피협회 관계자는 “바리스타들이 심사위원 성향을 고려해 추출 방식을 바꾸기도 한다”며 “대회가 계속 진행될수록 심사위원의 혀 피로도를 계산해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뽑는데, 이 점을 시민들이 유의 깊게 보면 더 재밌을 것”이라며 참여를 유도했다. 3명의 심사위원이 만장일치로 우승자를 지목하는 순간, 참관객들은 환호를 내질렀다.
한 시민은 “커피 대회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한 명씩 토너먼트로 빠르게 승자가 가려지는 모습을 지켜보니 재밌고, 현장에서 커피에 대한 설명도 해줘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다”며 “토너먼트에서 이긴 바리스타 카페의 부스도 있다기에 곧 커피를 시음해 보러 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핫한 로컬 커피, 한자리에
스로우다운 대회가 진행되는 중앙 무대 양옆에 마련된 부스들에서는 고소한 커피 향기가 계속 흘러나왔다. 이번 커피어워즈에는 88개 업체가 참여해 96개 부스를 차렸다. 부스마다 로컬 카페들의 개성이 담긴 커피를 맛보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한국바리스타협회는 취향에 맞는 로컬 카페를 알아볼 수 있는 질문지도 마련했다.
행사장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모모스 커피’ 부스에는 커피어워즈만을 위해 마련된 모모스 커피를 즐기기 위한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부스 중간중간에 마련된 커피 테이블에서는 느긋하게 커피를 즐기는 시민들도 만날 수 있었다. 행사장을 다니면 마치 카페거리를 걷고 듯한 느낌마저 받는다. 각 부스에서는 게임, 행사를 마련해 기념품도 나눠 줬다.
커피어워즈에는 커피 로스터리뿐 아니라 커피 장비·필터 업체, 우유 유통사 등 커피 배후 산업 업체들도 부스를 차렸는데, 커피 장비를 구매하려는 홈브루어들 역시 줄을 이었다.
행사를 찾은 20대 강 모 씨는 “집에 커피 장비를 두고 직접 커피를 내려먹는다”며 “대형 커피쇼에서는 보기 어려운 로컬 카페 원두들을 한자리에서 구할 수 있어 좋았다. 원두 보관용기도 둘러보고 나오는 길”이라고 전했다. 서울 커피업계 한 관계자는 “기회가 없어 뛰어난 역량을 보여줄 수 없었던 지역 커피업계에 커피어워즈가 기회의 장이 될 것 같다”며 “업계 참가자이지만 흥미롭게 둘러보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어워즈는 이날 3시 30분께 ‘2025 BCAFE’ 글자가 새겨져 있는 투명 통에 원두를 붓는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개막식을 열고 나흘 일정에 돌입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역사 기록에 따르면 가장 먼저 커피를 마신 곳이 바로 부산이다. 게다가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을 3명이나 배출한 도시이며,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부산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며 “부산이 명실상부한 커피 도시가 되는 데 커피어워즈가 주축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