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숙원 ‘맑은 물’ 본궤도 올리고, 미래 먹거리 씨앗 되살렸다 [2026년도 부산 국비]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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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10조 2184억 원

낙동강 유역 먹는 물 공급 체계 구축
설계비 19.2억… 국회 심의서 부활
가덕신공항 6890억 정부 원안 유지
금정산 국립공원 관리비 34억 편성
상습 침수지·위험지 정비 대폭 증액
바이오·AI·해양 신성장 산업 키우기
정부안 삭감 예산 회생… ‘동력’ 확보

박형준 부산시장이 3일 오후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2026년도 국비 확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이 3일 오후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2026년도 국비 확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시가 확보한 국비가 처음으로 10조 원을 넘은 것을 두고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국내 재정 여건 악화 등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이룬 성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부산 시민의 숙원인 ‘맑은 물’ 확보를 비롯해 당초 정부안에서 빠졌던 역점 사업들이 국회 심의 단계에서 대폭 부활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3일 2026년도 국비 확보 관련 기자회견에서 시가 가장 역점을 기울인 사업으로 가덕신공항 건설사업과 ‘낙동강 유역 먹는 물 공급 체계 구축 사업’을 꼽았다. 각각 국가균형발전, 시민 건강과 직결된 지역의 숙원 사업이지만 입찰 과정의 차질과 취수 지역 주민의 반발로 사업 추진이 하세월로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은 올해 예산안에 9649억 원이 편성됐지만,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부적격 기본설계안 제출로 올해 계획했던 부지 조성 공사 착공이 미뤄지면서 지난 6월 추경 과정에서 5224억 원이 불용 처리돼 삭감됐다. 이후 정부는 지난 8월 29일 발표한 2026년 정부 예산안에서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에 부지 조성 공사와 보상비, 접근 철도 공사비 등을 더해 6890억 원을 반영했다. 이번에 최종 의결 결과 정부 원안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는 내년에 첫 삽을 뜬다는 일정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먹는 물 공급 체계 구축 사업은 부산과 동부 경남 주민들의 취수원을 다변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시와 국민의힘 부산시당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설계비 19억 2000만 원을 주요 국비 사업 1순위로 채택했지만, 당초 정부안에서는 확보에 실패했다. 박 시장은 “관계 지역과 합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획재정부 반대가 있었는데, 향후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물 문제가 부산·경남에 얼마나 중요한지 설득해 관철시켰다”며 “설계비 반영으로 시민들에게 맑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첫 삽을 마침내 뜰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금정산 국립공원 관리 운영비 34억 원은 국립공원 지정 절차가 완료돼 이번에 신규로 편성됐다. 또 상습 침수 구역인 학장·감전 2지구 자연재해 위험지 정비(27억 5000만 원), 동천·부전천 비점 오염 저감사업(75억 원), 동래·수민 지구 하수도 정비 사업(19억 200만 원)은 국회에서 대폭 증액됐다.

정부안에는 삭감됐다가 국회에서 회생한 사업에는 바이오·인공지능(AI)·해양 등 미래 신성장 산업을 키우기 위한 신규 사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해양·항만 분야의 조선 AX 특화 AI 모델하우스 구축(20억 원, 부산 포함 3곳), 자율주행 기반 스마트항만 모빌리티 허브 구축(19억 6000만 원), 바이오 분야의 난치성 질환·진단 치료를 위한 방사선 원료의약품 생산 및 개발(30억 원), 첨단재생의료 임상 실증지원 플랫폼 구축(7억 6600만 원), 전력반도체 분야의 극한·극지산업용 화합물 반도체 제조 인프라 구축(20억 원), SIC 고효율 전력 반도체 기판 분석 지원센터 구축(20억 원), 그 외 우주항공 지역 혁신 기반 구축(20억 원) 등이 모두 전액 신규로 반영됐다.

이밖에 문화·체육·관광 분야에서도 글로벌 부산 디자인페어 개최(6억 원), 덕천동 야외 수영장 노후 체육시설 개보수 사업(10억 원), 범어사 사찰음식체험관 건립 사업(15억 원) 등이 국비를 확보해 동력을 얻게 됐다.

부산시는 이번 국비 확보가 시와 지역 정치권의 ‘원팀 플레이’로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예결소위 김대식 의원, 예결특위 이성권 의원을 포함해 정부안에 담기지 못한 사업들까지 끈질기게 설득하고 챙긴 18명 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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