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원격근무 시장 확대, 정부·지자체가 채용 마중물 돼야" [지방 소멸 대안, 원격근무]
베러웍스 임태은 대표 인터뷰
원격 일자리 연계 플랫폼 운영
취업 지원 정책 지역 제한 한계
원격근무 통해 전국으로 확대
베러웍스 임태은 대표는 원격근무 확산에 정부·지자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인 제공
“기업의 입장에서 왜 지역 인재를 채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지자체와 정부가 나서서 제시해야 합니다.”
2023년부터 원격근무 플랫폼을 운영해 온 베러웍스의 임태은 대표는 “앞으로 지역의 원격근무 채용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 관련 산업이 고도화·세분화되면서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군과 업무 범위가 늘어나는 동시에, 원격근무에 대한 근무자들의 선호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역의 취업 지원 정책이 지역 내 기업 채용에만 갇혀, 전국 단위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실은 변화하는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러웍스는 원격근무 일자리 연계 플랫폼을 운영하는 동시에 기업들에게 제공할 인재 검증 리포트, 업무 몰입도 데이터 등의 부가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베러웍스에 등록된 원격근무 근로자 2만여 명 중 30%는 비수도권 지역 인재들이다.
기업과 인재를 매칭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임 대표는 기업들이 왜 지역 인재 채용을 꺼리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았다고 전했다. 임 대표는 기업들의 지역 인재에 대한 이해가 낮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카카오의 경우 제주도에서 철수할 때 그대로 제주도에 정착한 인재들이 많다. 나조차도 이런 사실에 놀랐다. 기업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며 “제주도뿐 아니라 부산, 대구 등에도 이러한 인재들이 있는 것을 기업들이 모른다”고 설명했다.
인재들과 기업을 연결해 주는 역할은 지자체나 정부만이 할 수 있다는 게 임 대표 생각이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는 지역 인재를 쓸 동기가 없다. 수도권에 관련 인재들이 많은데 왜 굳이 지역 인재를 채용해야 하냐에 대한 명분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며 “이때 정부나 지자체가 마중물이 돼서 지역 기업과 한 번 매칭을 시켜주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기업들에게 만족도를 주면 계속해서 채용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수도권 스타트업 사이에 지역 인재의 원격근무 수요가 높다고 설명한다. 그는 “지역에 좋은 인재들이 있는데, 필요할 때 바로 대면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은 임금 측면에서 이러한 인재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임 대표는 대기업에 다녔던 시니어 개발자가 비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에 원격근무로 채용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제 기업을 지역에 끌고 오는 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며 “이러한 인재들이 지역에 머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지역에 머무는 인재들이 많아지고, 이들이 창업을 하고 역으로 이러한 인재를 찾아 기업이 지역으로 내려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