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당국 개입에 19원 ‘급락’…코스피 4100선 ‘붕괴’
이틀 연속 1475원 찍어
외환당국 결국 구두개입
AI 버블·금리 인하 기대 약화에 증시↓
14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주가와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1475원을 찍는 등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1450원대로 급락했다. 코스피는 미국발 악재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25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5.5원 내린 1462.2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전날보다 4.2원 오른 1471.9원에서 출발해 10분 만에 1474.9원으로 치솟았다.
이후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이 이날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환율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 안정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시장 개입성 발언을 하자 1456.4원까지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보다 0.32% 내린 99.233을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은 0.20% 내린 154.630엔을 기록했다. 최근 엔화는 계속 약세를 나타내며 원화 약세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날 장 초반 환율 상승은 미국 뉴욕 증시 급락에 위험 회피 심리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간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각각 1.65%와 1.66% 떨어졌고 나스닥종합지수는 2.29% 하락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업무정지) 종료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에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 30분 현재 전장보다 94.34포인트(2.26%) 내린 4076.29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8.72포인트(2.61%) 내린 4061.91로 시작해 대체로 2%대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981억 원, 1722억 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6560억 원을 순매수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2.96포인트(1.41%) 떨어진 905.41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17.95포인트(1.95%) 내린 900.42로 출발해 개장 직후 90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KB국민은행 이민혁 연구원은 “셧다운 공식 종료에도 뉴욕증시 급락 등 위험회피심리가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아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수급 부담으로 환율 상방이 자극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그간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환당국 개입, 연기금 환해지 경계 등은 상방 제약 요소”라고 덧붙였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