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오션플랜트 사모펀드 매각 안돼” 고성·통영·거제 공동 전선
17일 거제서 공동 입장문 발표
“신중히 검토해 전면 재고해야”
이상근 고성군수(왼쪽)와 천영기 통영시장(가운데) 그리고 변광용 거제시장은 17일 거제시청 대회의실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SK오션플랜트 매각 추진에 따른 지역 사회 우려를 전하며 매각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고성군 제공
속보=경남 고성군에 사업장을 둔 SK오션플랜트 매각 추진을 둘러싼 지역 사회 반발이 거센 가운데(부산일보 11월 12일 자 10면 등 보도) 고성과 이웃한 통영과 거제도 반대 여론에 힘을 보태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상근 고성순수와 변광용 거제시장 그리고 천영기 통영시장은 17일 거제시청 대회의실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사모펀드 매각에 따른 지역 산업 생태계와 고용 안정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하며 매각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업의 경영 자율성은 존중하지만 이번 매각은 단순한 기업 간 거래가 아닌,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라며 “지역 사회 신뢰 회복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히 검토해 전면 재고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기업 활동도 지역과의 상생과 신뢰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 기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고 번영하는 길이야말로 진정한 상생의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오션플랜트는 720여 명을 직고용하는 고성군 내 가장 큰 사업장이다.
협력업체 직원 수도 30여 업체, 2000여 명에 이른다.
지난해 지지부진한 양촌·용정일반산업단지에 1조 1530억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기지를 건설한다는 청사진과 함께 지역민 3600명을 우선 고용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하며 특구 지정까지 받아냈다.
경남도와 고성군은 이를 믿고 전폭적인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까지 않았다.
송전선로·사설항로·공유수면 인허가를 지원하고 국도 확·포장, 진입도로 개설, 도시공간 수립 등 1672억 원 규모 공공예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모기업이자 최대 주주인 SK에코플랜트가 사모펀드 운영사와 지분(37.6%)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업 축소와 투자 중단,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가 지역 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지역 사회는 매각 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성에서는 지난달 22일 시민·상공계·기관단체·학계가 연대한 ‘SK오션플랜트 매각 결사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부울경포럼, 지역 상공회의소, 경제인연합회 등 동남권 상공계도 매각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내며 반대 여론 형성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여야 정치권도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예상보다 강한 저항에 강경하던 SK그룹도 ‘매각 재검토’ 가능성을 열어두며 한 발짝 물러선 상태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