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예정됐던 자갈치아지매시장 개장 또 해 넘긴다 [이슈 라운지]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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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 수압 등 문제는 타결했지만
사용료·관리비 문제 합의 못 해
상인들은 비용 너무 높다는 입장
시 “내년 설 이전 개장이 현실적”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물양장에 준공된 자갈치아지매시장에는 인근의 노점상인들이 입점하게 된다. 부산일보DB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물양장에 준공된 자갈치아지매시장에는 인근의 노점상인들이 입점하게 된다. 부산일보DB

10년 걸린 자갈치아지매시장 개장이 결국 또다시 해를 넘길 전망이다. 부산시와 상의들이 수차례 협상 끝에 시설 보완에는 합의했지만 사용료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14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로 예정됐던 부산 중구 남포동 자갈치아지매시장의 개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부산시와 자갈치아지매시장 상인회가 협의를 했지만 사용료 등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당초 상인들의 입점 거부 사유 중 하나였던 수조 수압, 엘리베이터 문제는 최근 협의에서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 부산시는 상인회의 요구대로 상인들이 수조에서 사용하는 해수의 수압을 높이기 위한 기술적 검토를 진행했고, 화물용 엘리베이터와 추가 화장실도 설치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내년 중 예산을 확보해 이들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용료와 관리비 문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은 점포마다 월별로 부과되는 사용료와 관리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입장이다.

사용료와 관리비는 점포 면적에 비례해 부과된다. 임대료에 해당하는 사용료와 각종 시설 수선비 등 공용으로 부과되는 일반 관리비를 합산한 비용은 월 37만 9000~140만 9000원이다. 여기에 전기·가스·상하수도 등 점포별 수도광열비를 포함하면 점포 1곳당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월 55만~186만 8000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상인들은 노점 특성상 별도의 임대료나 관리비 없이 이웃 점포 등에 전기료 명목으로 5만 원가량 지불하며 영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갈치아지매시장에 입점하면 노점 때보다 최소 10배 이상 운영 비용이 늘어나는 셈이다.

자갈치아지매시장 유재인 상인회장은 “비용 부담 탓에 전체 입점 대상 상인 210여 명 가운데 30~40여 명은 입점 포기도 고려하고 있다”며 “배관 시설을 늘려 해수면 사용 면적을 줄이는 방식으로 상인들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부산시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임대료를 내고 영업하는 인근 상인들과 사용료가 부과되는 다른 공유 시설 등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사용료 자체의 인하나 면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산시는 일부 상인들이 입점을 포기해 발생하는 공실은 공개 입찰할 예정이다.

부산시와 상인회는 오는 17일 다시 만나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부산시 수산진흥과 관계자는 “연내 점포 배정을 마치고 내년 설 연휴 이전에 개장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라며 “개장 이후에는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와 관광객 유입을 위한 콘텐츠 개발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갈치아지매시장 건립 사업은 2014년 시작됐다. 총 23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지난해 3층짜리 건물 2개 동이 완공됐다. 2015년 부산시가 중구청으로부터 사업을 이어받아 상인들과 협의해 왔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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