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반발에도 몸집 키우는 '한덕수 대망론'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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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 한덕수 차출 카드 연일 거론
한 대행, 주요 여론조사서 상위권 기록
"시대 요구 외면 말라" "대행 역할에 집중"
당내 갑론을박 속…한 대행 불출마 시사
무소속 출마 후 단일화 등 시나리오까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 TF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 TF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한덕수 대망론’에 대한 국민의힘 내 비판이 확산하고, 더불어민주당도 연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견제하며 그의 출마설을 비판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 대행 대망론은 여러 시나리오를 양산하며 오히려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 대행이 예상 밖 상위권 지지율 기록하고, 의원들의 공식 출마 요청이 이어지면서 한 대행을 6·3 대선 ‘와일드카드’로 보는 시선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은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15일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다.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의 시작인 셈이다. 현재 한 대행을 제외하면 국민의힘 대선 경선 대진표는 윤곽이 드러난 상황이다. 앞서 황우여 당 선관위원장이 한 대행 출마론에 대해 “특혜는 없다”고 강조한 만큼, 한 대행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15일 이내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쳐야 한다. 다른 시나리오도 있다.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당 밖에서 대기하다가 이후 선출된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단일화하는 안이다. 어디까지나 ‘각본’일 뿐이지만 당내에선 이같은 구상까지 거론된다. 정치권에선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여론은 한 대행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P))한 결과, 이 전 대표는 48.8%를 기록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0.9%를 얻어 2위를 기록했으나 직전 조사 대비 5.4%P 하락했다. 눈에 띄는 점은 처음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된 한 대행이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는데도 8.6%로 3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로 분류되는 인물 중에선 김 전 장관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에 당내에서 거론되는 한덕수 차출론은 앞으로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대행은 한동훈 전 대표는 물론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도 앞섰다.

한 대행의 인물 경쟁력과 이같은 여론 호응에 당내 의원들의 한덕수 추대론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 대행은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했다.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덕스형’의 등판이 기대된다.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하는) 이재명은 안된다”고 적었다.

반면 한덕수 추대론에 대한 당내 비판 목소리도 함께 커지는 실정이다. 유력 대권 주자들도 일제히 한 대행 출마설을 비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의원) 몇 명이 (한 대행 출마 촉구) 연판장을 받고 돌아다닌 모양인데 철딱서니 없는 짓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 대행이 이 부분을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우리가 너무 흔들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라디오에서 “모든 언론에서 ‘한덕수 총리를 모신다’고 이야기한다”며 “이렇게 경선의 김을 빼는 것 자체는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덕수 출마론이 당 내홍으로 확산하자 한 대행은 이날 불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 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과 함께 제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행의 ‘마지막 소명’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선 한 대행이 사실상 대선 출마에 선을 그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한 대행이 이날까지도 ‘불출마’라는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을 두고 그가 출마 고심을 이어가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정 경선을 강조하며 당 내홍을 막아섰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은 경선 과정에서) 특정인을 옹립하는 일도, 누구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4.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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