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한파에 바닷물 얼고 핫팩·내복 '중무장'… "아이스 음료 덜 팔려"
4일 부산 아침 최저기온 영하 5도
5일도 영하 6도, 한동안 추위 이어져
입춘이 하루 지난 4일, 한파가 부산을 덮치면서 바다가 얼고 시민들이 중무장에 나서는 등 부산에서는 한겨울 풍경이 펼쳐졌다. 지자체도 급격히 떨어지는 기온에 한파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팔을 걷었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이어진 4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한 거리에는 목도리와 패딩, 장갑 등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바쁘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입을 열 때마다 짙은 입김을 내뿜었다. 강추위로 최근 독감과 감기가 유행하면서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볼 수 없었던 마스크 행렬도 쉽게 눈에 띄었다.
최강 한파가 몰려오며 카페에서는 아이스 음료 주문이 눈에 띄게 줄었다. 동구의 한 카페에는 따뜻한 커피를 핫팩처럼 손에 쥔 손님 행렬이 이어졌다. 카페 사장 박 모(53) 씨는 “아무리 추워도 점심시간에는 주로 아이스 음료가 나가더니 오늘은 전부 따뜻한 음료 주문뿐”이라며 “오늘 정말 춥긴 추운가 보다”라고 웃었다.
부산역 인근 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도 몰아치는 바람에 발을 동동 굴렀다. 버스를 기다리던 노연지(32) 씨는 “오늘 올겨울 들어 제일 춥다고 해서 배에 핫팩도 붙이고 내복도 입고 나왔는데 그래도 춥다”고 언 손을 연신 비볐다. 정류장 온열 벤치에는 잠깐이라도 온기를 느끼려는 시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추운 날씨에 산책도 사라졌다. 매일 아침 부산 시민공원을 돌아 회사로 출근한다는 회사원 김 모(50) 씨는 “출근 시간 산책하는 사람들로 공원이 붐비더니 오늘은 정말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며 “날이 추워 산책도 나오지 않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한파가 몰아치며 부산의 일부 바다도 얼어붙었다. 이날 오전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에는 밀려온 바닷물이 물결치는 모양 그대로 언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봄을 알리는 입춘이 하루 지났음에도 이날 부산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까지 떨어졌고, 낮 최고기온도 2도에 그쳤다. 체감온도는 이보다 더 낮아 시민들은 종일 추위에 시달렸다. 추운 날씨는 주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5일에도 기상청은 부산의 최저기온이 영하 6도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습 한파에 지자체도 한파 피해를 막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3일 부산시는 취약계층 한파 피해 예방을 위해 안전대책을 논의했다. 시는 한파 쉼터를 지정해 운영하고 강풍에 대비해 옥외광고물 등을 정비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야간 시간대 한파 피해를 막기 위해 시는 1일 1회 이상 재난안전도우미를 통한 취약계층 안부 전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추위에 대비해 영도구에서는 한파 응급대피소를 지정하고 결빙을 대비해 건설공무직이 24시간 대기하는 등 만반의 준비에 돌입했다.
부산시 김기환 시민안전실장은 “오늘부터 강풍을 동반한 한파로 체감온도가 더 낮아지는 만큼 취약계층 보호가 더욱 절실하다”며 “시는 노숙인, 장애인, 홀몸 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의 피해 예방에 집중하고 강풍으로 인한 시설 피해 예방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