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주거비·물가에 지갑 닫는 1인 가구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주거비 비중 평균 20% 넘어
청년 월세 비중 64% 큰 부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최근 급증한 우리나라 1인 가구의 높은 주거비·물가 부담이 전체 소비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인 가구의 주거 안정과 빈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3일 발간한 ‘최근 1인 가구 확산의 경제적 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35.5%를 기록했다. 세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1인 가구인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소비 위축이 다른 가구에 비해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2019~2023년 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가처분소득) 변화 조사 결과 1인 가구의 감소율이 5.8%로 가장 높았다. 3인 가구(-4.3%), 2인 가구(-2.5%), 4인 가구(-0.5%)에 비해 소비 위축의 정도가 심했다.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 악화의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급격히 오른 주거비다. 1인 가구의 지출 가운데 2023년 기준 월세 등 주거·수도·광열비 비중이 평균 20%를 넘었다.


번 돈의 20%를 주거비로 지출한다는 뜻인데, 특히 월세 비중이 높은 청년층의 부담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9세 이하 청년 1인 가구의 월세 비중은 64.1%에 달했다.

이는 30대 이상의 1인 가구에 비해 20~40%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고령층 1인 가구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당시 임시·일용근로 일자리가 크게 줄며 겪은 충격 등으로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전체 소비지출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에 달하는 상황에 이들의 소비 위축이 우리나라 전체 소비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체 소비 지출에서 1인 가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이들의 소비성향 둔화는 한국의 구조적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