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연어’ 국산화 선언 “부산, 스마트양식 중심지로”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에코아쿠아팜, 20일 선포식 예정
최초 육상 순환여과식 양식 도입
대규모 대서양 연어 생산 가능해
수입 1위 수산물 가격 인하 효과

지난 7월 부산 기장군 에코아쿠아팜 관계자가 연구용 대서양 연어 발안란(부화 직전의 알)을 양식 시설에 넣고 있다. 에코아쿠아팜 제공 지난 7월 부산 기장군 에코아쿠아팜 관계자가 연구용 대서양 연어 발안란(부화 직전의 알)을 양식 시설에 넣고 있다. 에코아쿠아팜 제공
입식을 마친 생산 출하용 발안란. 에코아쿠아팜 제공 입식을 마친 생산 출하용 발안란. 에코아쿠아팜 제공

국내 최초의 최첨단 친환경 연어 양식 시설이 부산에서 본격 가동된다.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연어를 국내에서 양식하는 데 성공하면 수급 안정화는 물론, 부산이 스마트양식 기술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코아쿠아팜은 오는 20일 오후 2시 부산 기장군 사옥에서 준공기념식과 함께 ‘K-연어 국산화 선포식’을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부산시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테스트베드’ 사업으로 건립된 이 시설은 국내 최초로 육상 순환여과식 양식(RAS)을 도입해 대규모 대서양 연어 양식이 가능하다. 연간 약 500t의 대서양 연어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AS는 사육수를 여과하고 살균해 95% 이상 재사용하는 친환경 양식 기술이다.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며, 기존 해양 양식과 달리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는다. 또한 수온과 산소 농도 등 생육 환경을 실시간으로 제어해 연어가 최적의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수중 카메라로 연어의 성장 상태를 분석해 맞춤형 사료를 공급하고, 이송 시기를 정확히 판단해 질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에코아쿠아팜 진효상 대표는 “GS건설의 해양 특수 플랜트 설비를 활용해 사육수 재사용률을 99%까지 끌어올렸고, 양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비료로 재활용해 자원 낭비를 줄이고 있다”며 “부산이 스마트 양식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 지역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어는 전 세계에서 ‘슈퍼푸드’로 주목받으며, 국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생선 중 하나다. 그러나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해 수급 불안과 가격 변동 문제가 지속됐다. 올해 10월까지 국내 수입된 연어는 약 3만 8797t(약 4억 2158만 달러)로, 수산물 단일 품목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했다. 이 중 80% 이상이 노르웨이와 칠레에서 수입됐다. 특히 대서양 연어는 빠른 성장 속도와 높은 경제적 가치를 가진 품종으로 주목받지만, 냉수성 어종 특성상 바다 양식이 어려워 첨단 육상 양식 기술이 필수적이다.

부산에서 시도된 순환여과식 연어 양식이 성공할지 이목이 쏠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산시 수산자원연구소는 2021년 12월부터 에코아쿠아팜과 협력해 대서양 연어의 부화부터 성어까지 순환여과식으로 양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기념해 지난 8월 28일 부산시청에서 대규모 시식회를 열기도 했다.

부산시 수산자원연구소 관계자는 “수입 의존도가 높던 연어를 부산에서 양식 성공하면 생산 단가가 낮아져 국민에게 더 낮은 가격으로 안정적으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사례는 국내 수산업 전반에 친환경 양식 기술 도입을 촉진하고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에코아쿠아팜은 GS건설의 자회사로 2020년에 설립돼 스마트 양식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같은 해 부산시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에코아쿠아팜은 2026년 4분기부터 양식 연어를 신세계푸드와 마린테크노 등을 통해 가공 처리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며, CJ 피드앤케어와 협력해 양식 사료를 제공받고 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