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와 버티컬댄스의 만남, ‘묵언’이 실내로
써드네이처, 첫 공연장 입성
7일 백양문화예술회관 선봬
깊어진 몰입…고요·사유 선사
암벽등반에 사용되는 장비와 로프를 온몸에 칭칭 맨 댄서가 공중에서 줄을 타고 내려온다. 그저 내려오는 게 아니라 건물 외벽이나 구조물에 발을 탕탕 튕기기거나 공중에서 360도 돌기도 하고, 무용수끼리 신체를 접촉하는 등 다양한 동작을 만들어내는 것을 쳐다보기만 봐도 아찔하다. 일명 버티컬댄스 혹은 버티컬 퍼포먼스이다. 거리예술의 대명사로 통하던 버티컬댄스가 공연장 안으로 들어온다.
부산의 버티컬댄스 전문예술단체 써드네이처는 오는 7일(오후 3시·6시) 부산 부산진구 백양문화예술회관 실내에서 처음으로 버티컬 공연 ‘묵언(Silence)’을 선보인다.
버티컬댄스와 다도의 융합으로 주목받은 ‘묵언’은 2022년 프랑스와 공동 협력으로 초연한 뒤 제1회 2023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초청작으로 공연되는 등 꾸준히 발전해 왔다. 차를 내리는 의식과 수직으로 오르는 퍼포먼스를 통해 관객은 자신을 관찰자이자 참여자로 경험하게 된다. 또한 도예가 황수길이 제작한 세라믹 오브제가 무대와 작품에 독특한 미감을 더할 예정이다.
이 공연의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김소현 기획은 “올해 공연은 실내 환경에서 새롭게 제작돼 정교한 음향과 조명을 통해 관객 몰입도를 한층 더 강화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존 ‘묵언’이 야외 공간에서 크레인에 매달린 구조물 아래서 펼쳐지는 퍼포먼스를 통해 자연과의 연결감을 선사하며 독특한 서사를 풀어냈다면 실내 공연은 섬세한 조명과 음향 효과를 더해 작품의 메시지를 한층 강화하고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의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을 안무한 예술감독 김동희는 “‘묵언’을 통해 일상에서 쉽게 잊히는 고요와 깨어남의 순간을 관객들과 공유하고자 했다”며 “작품을 매개로 현대사회 속 고요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관객들에게 사유와 내면의 평화를 선사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2019년 영도 라발스 호텔 외벽에서 부산 첫 버티컬댄스를 선보인 써드네이처는 고층 빌딩 외벽과 허공을 무대로 공공성과 예술성을 결합한 버티컬 퍼포먼스를 선보여왔다. 연출·안무 김동희, 출연 조은비 박은지 조윤서 남율아 엄효빈 조주은. 티켓 3만 원. 문의(인스타그램 @project_3n) 010-6775-8867.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