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새 책] 잊혀지지 않을 권리 外
■잊혀지지 않을 권리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 행위자의 86%는 부모, 학대가 발생한 장소는 대부분이 가정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44명의 아동이 아동학대로 사망했다. 이 책은 12년 동안 아동학대 사건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저자가 재판정에서 보고 들은 자료들을 정리한 결과물이다. 아동학대 사건들을 끝까지 기억하고,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기록이다. 공혜정 지음/느린서재/376쪽/1만 8500원.
■K-배터리 30년 전쟁
한국은 이차전지를 처음 개발한 나라도 아니지만 30여 년 만에 배터리 최강국이 되었다. 하지만 한국 증시를 한동안 뜨겁게 달구던 이차전지 주식들은 어두운 터널 속에 갇힌 모습이다. 트럼프 재집권이라는 변수를 맞이한 한국 이차전지 산업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지 전망한다. ‘배터리는 화재가 나는 위험한 물건이지만, 거기에 K–배터리의 기회가 있다’니…. 이지훈 지음/리더스북/504쪽/2만 3000원.
■취하여 텅 빈 산에 누우니
도연명, 이백, 두보, 소식, 왕유, 백거이 등이 읊은 주시(酒詩) 100여 수를 통해 술과 인간이 맺은 여러 곡절을 헤아린다. 이규보는 “술 없으면 시 짓는 일 멈춰야 한다”고, 이백은 ”저 강물 변해서 모두 술이 된다면”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이색, 이규보, 이인로, 이숭인, 노수신, 박은 등의 시도 함께한다. 유병례,윤현숙 지음/뿌리와이파리/336쪽/1만 8000원.
■세상에서 가장 짧은 전쟁사
영장류의 싸움에서부터 시작해 세계 1, 2차 대전까지 인류가 겪어 온 전쟁 역사를 훑어 나간다. 전쟁이라는 난감한 제도를 어떻게 해야 끝낼 수 있는지를 탐구하기 위해서이다. 동시에 ‘죽이기 싫어하는’ 인간의 본능에 대해서도 조명하고 있다. 인간은 드론을 이용해 원거리에서 목표를 제거한 뒤에도 충격을 겪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윈 다이어 지음/김상조 옮김/진성북스/312쪽/2만 3000원.
■음악으로 가득한
음악가이자 ‘세계가 존경하는 일본인 100명’ 중 한 사람인 다카기 마사카쓰의 산문집이다. 저자는 ‘마지널리아’라는 이름으로 단 한 번뿐인 자연의 소리에 즉흥 연주 형태의 멜로디를 더한 곡을 꾸준히 공개하고 있다. 음악은 주변의 존재들에 귀 기울이며 이미 몸에 새겨진 경험을 끄집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다카기 마사카쓰 지음/오하나 옮김/열매하나/286쪽/1만 7000원.
■마마마, 부산
부산 소설가 배길남 씨가 부산의 ‘잊힌’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발랄함과 맛깔스러운 사투리가 들어간 구어체 문장 덕분에 자칫 딱딱해 보일 수 있는 내용도 술술 읽힌다. 1부는 공간적 여행기, 2부는 시간적 여행기, 3부는정취적 여행기, 4부는 유희적 여행기로 구성되어 있다. 잃어버리고 전에 그 소중함을 알자는 바람을 담았다. 배길남 지음/호밀밭/312쪽/1만 9000원.
■어디서도 상영되지 않는 영화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을까. 주인공 카토는 자신이 태어난 날 세상을 떠난 엄마를 만나기 위해 시간 여행에 빠져든다. 한 편의 성장 영화 같은 이 책을 읽다 보면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현재를 잘 살아가야 멋진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는 당연한 이치를 깨닫게 된다. 요릭 홀데베이크 지음/최진영 옮김/시금치/288쪽/1만 8900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