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독대 내주 초 확정…한동훈 “‘김 여사 라인’ 존재하면 안 돼”(종합)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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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대통령실 인적 쇄신 필요” 이어 14일 재차 언급
친윤 권성동 “평론 수준 정치…한 대표 지금처럼 하면 실패 반복”
윤·한 독대 확정적…김 여사 관련 ‘조치’ 수용 여부 관심 집중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 두번째)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 두번째)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내주 초 독대 일정을 확정한 상황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둘러싼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한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대통령실의 ‘김건희 여사 라인’을 쇄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들이 오해하고 기정사실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김 여사는)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하기 위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한 데 이어 김 여사 측근들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한 대표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을 향해서도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며 사실상 기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연일 김 여사에 대한 압박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한 대표를 향해 “과거 검사 한동훈은 증거와 법리가 아닌 ‘국민의 눈높이’로 기소 여부를 결정해 왔나”라며 “법무부 장관과 당대표라는 지위에 따라 말이 바뀌고 있다”고 직격했다. 권 의원은 “지금 와서 어떤 말을 하더라도 한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책임자”라며 “법무부 장관으로 1년 7개월 재직하며 기소조차 못 했으면서, 이제 와서 ‘국민의 눈높이’를 운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평론 수준의 정치나 하는 것이 당대표와 그 측근의 역할인가”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며 “김영삼 정부, 노무현 정부 모두 당정 갈등 때문에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한 대표가 지금과 같은 길을 걷는다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이번 독대에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해 용산 대통령실이 기존 입장을 반복할 경우 독대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친한계인 박정훈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한 친윤계의 비판과 관련, “(김 여사 문제를)물밑에서 얘기하는 게 제일 베스트지만, 여당 대표는 국민의 마음도 달래줘야 된다”면서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독대를 수락한 배경에 대해 “윤 대통령님이 한 대표의 얘기를 다 들어줄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들어줄)마음을 먹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난 직후 구체적 일정 조율을 거쳐 이르면 내주 초에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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