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HMM이 온다… 지금이 유학생 유치 ‘골든 타임’ [부산, 대한민국 해양수도]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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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현장서 유학생 수요 뚜렷
향후 지역 인재로 정착시켜야
산업 연계한 전략적 접근 필요

지난달 29일 열린 국립부경대 2학기 외국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국립부경대 제공 지난달 29일 열린 국립부경대 2학기 외국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국립부경대 제공

지난해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가 처음으로 20만 명을 돌파했지만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인서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로 어려움을 겪는 부산의 유학생 비중은 7%에 불과했다. 해양수산부 이전을 계기로 해양·물류 산업과 연계한 맞춤형 전략을 세우고, 유학생 정착을 위한 교육·생활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만 8962명으로, 집계 이래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수도권 쏠림은 유학생에게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권 대학에 다니는 유학생은 7만 4488명으로 전체의 35.6%였으며, 경기·인천까지 포함하면 수도권 비중은 56%에 달했다. 반면 부산 지역 대학의 유학생은 1만 4961명으로 7.2%에 그쳤다.

하지만 해양수산부와 산하 기관, HMM 같은 민간 기업의 부산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부산이 유학생에게 매력적인 도시로 도약할 기회가 찾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은 세계 7위 컨테이너 항만이자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을 보유하고 있으며, 포워딩(국제 물류 중개) 업체도 집적해 있다. 특히 물류업은 해외와의 긴밀한 소통이 필수여서 외국어 능력에 강점을 지닌 유학생에게 유리한 환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에 유학 중인 학생들의 기대도 크다. 동명대 대학원 항만물류시스템학과에 재학 중인 베트남 출신 다오꾸앙히에우(24) 씨는 “모국에서 항만·물류 경영을 전공했고, 세계 10대 항만 도시인 부산이 진로를 키우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유학을 결심했다”며 “서울보다 생활비 부담이 덜하고 대도시의 활력도 있어 공부와 생활의 균형을 이루기에 좋다. 졸업 후 부산에 정착해 취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도 외국인 유학생 수요는 확인된다. 부산 항만물류업체 동륜물류 김형섭 대표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턴 모집에 40~50명이 몰릴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며 “국제 물류 업무에서 외국어 능력이 중요한데, 유학생들은 강점이 뚜렷하고 취업 의지도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산이 단순히 유학생 수 확대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과 연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유학생이 학업을 마친 뒤 본국으로 돌아가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에 정착해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학·지자체·정부가 교육, 언어, 생활 인프라를 함께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명대 신석현 부산국제대학(BIC) 교수는 “단순히 학생을 데려오는 데서 나아가, 산업별로 부족한 인력을 세밀하게 분석해 적합한 국가와 맞춤형 교육 과정을 연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신 교수는 “기업이 장학금과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일본식 모델처럼, 부산도 대학과 기업, 지자체가 협력해 유학생을 지역 산업의 핵심 인재로 키우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면서 “이런 노력이 해수부 이전과 맞물리면 부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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