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상법 개정' 두고 충돌…"업계 부담" "공개 토론"
국민의힘, 민주당 추진 상법 개정 반대
"업계 부담 매우 클 것" 우려
이재명 "공개 토론 통해 논의해야"
여야가 상법 개정을 두고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업계 반발이 큰 점을 강조하며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소액주주 보호의 취지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상법 개정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은 찬반 양측의 공개 토론을 통한 논의를 제안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 "적용 대상이 상장, 비상장 회사 가리지 않기 때문에 업계에서 느끼는 부담이 클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보호·공평 의무까지 신설돼서 업계가 느끼는 여러 부담을 고려했을 때, 상장법인에 한해 적용할 수 있는 자본시장법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정책위의장은 "정부에서 F4 모임(경제부총리 주재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을 거쳐서 (자본시장법 개정) 안을 구체적으로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21일) 우리나라 16개 주요 기업의 사장들이 모여서 '기업 죽이기를 멈춰달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며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나왔던 사장단 공동성명이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은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이 메르스만큼이나 치명적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반기업 정서를 없애고 우리 기업을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상법 개정 움직임에 재계가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찬반 양측의 공개 토론을 제안한다"며 "제가 직접 토론에 참여해보고 양쪽 입장을 취합한 뒤 당의 입장을 확실하게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공개 토론을 통해 누구 주장이 옳은지, 합리적 결론에 이를 방법이 없는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어제 한국경제인협회와 국내 대기업 사장단이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상법 개정에 문제가 있고 기업 경영에 애로가 예상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라며 "그러나 한편으로는 소액 투자자들이 신속한 상법 개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액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다만 그 방법에 이론이 있을 뿐"이라며 "얼마든지 타협할 수 있고 합리적 방안을 찾을 수 있다. 기업계와 투자자 측은 신속하게 공개토론에 응해달라"고 당부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