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적자' 내세우는 한동훈 vs 국힘 핵심 지지층 파고드는 박민식
김현철 이사장, 한동훈 지지 선언 예고
국힘 지도부 출동해 박민식 지원 나서
신동욱, 하정우와 '파이팅'…친한계 반발도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지난달 26일 부산 구포초에서 열린 동문회 운동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6·3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YS(김영삼 전 대통령) 정신을 잇겠다며 보수 정통성 경쟁에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송언석 원내대표에 이어 신동욱 최고위원 등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과 함께하며 공식 후보임을 부각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한 후보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드님인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이 23일 오후 2시 캠프 사무소에서 저를 지지하는 뜻과 이유를 말씀하실 것”이라며 “평소 저는 YS 정신을 이어받고자 노력해왔다. 깊이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김현철 이사장은 앞서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서 “부산 북갑은 야당의 단일화가 필수적인 곳”이라며 “건전한 보수의 미래를 위해 한동훈 전 대표가 승리하는 것이 순리이자 정도라고 생각한다. 보수를 기대하고 걱정하는 많은 이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날 한 후보 출정식에서는 450여 개 중도·보수단체 연합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도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범사련 이갑산 회장은 부산 북구 구포시장 쌈지공원에서 열린 출정식에 참석해 “(나라를) 어떻게 살릴 건가 깊은 고민을 했다. 부산시장, 국회의원 많은 사람과 협의했다. 그 천장의 유리벽을 우리 범사련이 뚫기로 결심했다”며 “저는 한동훈의 힘 없이 부산 선거는 못 이긴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 후보도 출정식에서 범사련의 지지에 직접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 회장님은 원래 저를 싫어하는 분이다. 제가 계엄을 막고 그다음 탄핵하는 과정에서 ‘그래도 다른 길이 있었지 않았겠느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저랑 논쟁도 했던 분”이라며 “그렇지만 우리가 지금 미래로 가야 하고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보수가 재건돼야 하고, 보수가 재건되기 위해서는 바로 여기서 한동훈이 승리해야 된다는 점에 대해서 믿고 내려오신 것”이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탄핵 과정에서 등을 돌렸던 보수 단체까지 합류한 데 이어 YS 정신을 앞세운 김현철 이사장의 지지 선언까지 더하며 ‘진짜 보수’의 적자임을 부각하는 전략이다.
반면 박 후보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함께 유세에 나서며 당 공식 후보라는 점을 적극 내세웠다. 전날 열린 출정식에는 국민의힘 송언석 공동선대위원장을 포함해 안철수·김민전·박성훈 의원 등이 참석했다. 출정식에서는 박 후보 모친이 직접 박 후보의 머리를 깎으면서 한 후보와의 단일화 없이 완주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 후보에 대한 반감이 강한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이번 싸움은 오만한 한동훈의 배신의 정치를 끝장내고, 위선으로 가득한 하정우 민주당 후보와 이재명 정부를 꺾기 위한 사투”라며 “제 묘지의 묘비명은 ‘북구 사람 박민식’ 한 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 단일화하는데, 단일화는 결단코 없다. 끝까지 가서 반드시 이긴다”며 “어머니 앞에서 자식이 머리를 밀지언정, 배신과 약탈·기생의 정치가 우리 북구에 발붙이는 일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사 항전의 의지”라고 말했다.
이날은 당 지도부인 신동욱 최고위원도 지원에 나섰다. 신 최고위원은 부산 북구 만덕동 일대 거리 유세에 함께하며 힘을 보탰다. 그는 페이스북에 “현장에서 만난 시장 상인들과 주민들께 보수 분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박 후보를 꼭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신 최고위원이 부산의 한 식당에서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 일행과 마주쳐 나란히 손을 잡고 ‘파이팅’을 외치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친한계 반발을 샀다. 친한계는 하 후보를 응원하는 것은 해당 행위라며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우정식당 파이팅’을 외친 것”이라며 “끼리끼리만 뭉쳐 계시면 보고 싶은 것만 보이고, 듣고 싶은 것만 들린다”고 반박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