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대금 ‘코인 세탁’해 전달… 부산서 가상자산 거래대행업자 등 검거
부산경찰, 가상자산 거래업자·마약 투약자 등 40명 적발
텔레그램 활용해 판매자 원하는 비트코인으로 세탁해줘
케타민 330g·필로폰 3.4g·합성대마 8.77g 등 압수해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 부산경찰청 제공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거래 대금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세탁해 전달한 불법 가상자산 거래대행업체 운영자들과 마약사범 수십 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찰은 현금을 가상자산으로 바꿔 전달하는 방식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한 조직적 거래 구조를 확인하고 범죄수익 환수에도 나섰다.
부산경찰청 마약국제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거래 대금을 가상자산으로 세탁해 판매자에게 전달한 혐의(특정금융정보법 위반)로 가상자산 거래대행업체 운영자 A 씨 등 6명과 마약 운반책 B 씨 등 2명, 구매·투약자 C 씨 등 32명 등 모두 40명을 검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가운데 마약 운반책 1명은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텔레그램을 이용해 마약 구매자들로부터 현금을 받은 뒤, 이를 판매자가 원하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전환해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약 구매자가 무통장 입금 방식으로 거래대행업자에게 돈을 보내면, 거래대행업자가 자금 세탁 과정을 거쳐 가상자산 형태로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구조였다.
경찰은 마약 판매자와 구매자들이 수사기관의 계좌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상자산 거래대행업체를 이용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수사 과정에서 거래대행업체 운영자 6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고, 범죄수익추적팀과 협업해 범죄수익금 1억 500만 원 상당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했다.
또 거래 내역 분석을 통해 마약 운반책 2명을 추가 검거하고, 케타민 330g과 필로폰 3.4g, 합성대마 8.77g, 엑스터시 5정 등 1억 3000만 원 상당을 압수했다. 가상자산 거래대행업체를 이용해 마약류를 구매한 32명도 순차적으로 붙잡혔다.
검거된 피의자들은 대부분 20~30대로, 무직자뿐 아니라 회사원과 유흥업 종사자, 자영업자 등 다양한 직업군에 걸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하반기 가상자산수사팀을 신설해 전담 인력을 배치한 뒤 미신고 가상자산 결제대행업체에 대한 단속을 이어오고 있다. 경찰은 “비대면 마약 유통과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 세탁 범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범죄 수익도 끝까지 추적·환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