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 아닌 범죄 현장” vs “불황형 고용률·조현화랑”
더불어민주당 전재수(왼쪽) 부산시장 후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부산일보DB
6·3 지방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부산시장 선거전이 거친 네거티브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 측 보좌진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관련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나자 국민의힘은 “시민 신뢰도 함께 부서졌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이에 맞서 전 후보 측은 박형준 시정의 경제 성과를 ‘불황형 성장’으로 규정하고, 박 후보 배우자 화랑의 공공미술품 납품 의혹까지 정조준하며 맞불을 놨다.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상대의 약한 고리를 겨냥한 전면전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12일 <부산일보>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전재수 후보의 국회의원 시절 선임 비서관 A 씨는 경찰의 압수수색이 있기 5일 전인 지난해 12월 10일 인턴 비서관 B 씨에게 업무용 PC 초기화를 지시했고, 포맷 기능을 이용해 윈도우를 재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오후 A 씨는 “압수수색이 나올 수 있으니 수사기관에 책잡힐 일을 만들면 안 된다”며 자신의 PC뿐 아니라 부산 사무실 내 업무용 PC 전체 초기화를 지시했다. 이어 PC에서 분리한 저장장치를 망치로 부순 뒤 인근 밭이나 목욕탕 쓰레기통에 버린 정황도 공소장에 담겼다.
검찰은 A 씨와 20대 인턴 비서관 등 보좌진 4명의 공모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고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히 검찰은 당시 PC에 전 후보의 일정 관련 파일, 후원회 입출금 내역 등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한 증거 자료들이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즉각 전 후보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박형준 후보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진우 의원은 “통일교 금품 관련 증거를 없앴는데, 최대 수혜자인 전재수 후보가 모를 리 없다”며 “최종 관리자인 전 후보의 허락 없이 당협 사무실 비품을 함부로 없앨 수도 없다”고 공세를 폈다.
주 의원은 또 “내밀한 압수수색 정보를 어떻게 알고 보좌진이 미리 PC 저장장치를 부수면서까지 증거를 인멸할 수 있었겠나. 수사팀 정보가 미리 샜는지, 전 후보와 연관성이 없는지 규명해야 한다”며 “전 후보는 24세 청년 인턴의 등 뒤에 숨어 책임을 면하려 하지 마라”고 직격했다. 박 후보 선대위 서지연 대변인도 “의원실이 아닌 범죄 현장”이라며 “전 후보는 모든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부산 시민 앞에 사죄하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박형준 시정의 경제 성과와 가족 관련 의혹을 동시에 파고들며 반격에 나섰다. 전 후보는 이날 ‘부산 산업생태계 대전환’ 비전을 발표하며 박형준 부산시정에 대한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박 후보가 방송에서 자랑한 고용률 증가는 청년 인구 유출에 따른 불황형 고용”이라고 주장했다. 부산 침체의 원인을 박형준 시정과 국민의힘에 돌리며 실행력 있는 일꾼은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 후보 선대위는 박 후보의 배우자인 조현 씨가 운영하는 조현화랑의 엘시티(LCT) 공공미술품 납품 과정에 대해서도 은폐를 위한 계약 세탁 의혹이 제기된다고 공격했다. 전 후보 선대위는 최근 부산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의혹을 인용하며 조현화랑이 공공미술품 납품 업체로 추진됐다가 이후 계약 주체가 조 씨 아들 회사인 J사로 갑자기 변경된 과정을 두고 가족회사 특혜 의혹을 감추기 위한 은폐라고 주장했다. 전 후보 측은 박 후보가 엘시티 처분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해 ‘대시민 기만극’이라고 비판한 이후 연일 공세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전문 역량을 갖춘 J사와의 하도급 계약은 통상적이고 정상적인 계약 절차”라며 “지난 보궐선거 때 민주당 원내대표가 직접 고발인으로 나서 수사가 이뤄졌지만 결국 무혐의로 종결됐다. 아니면 말고 식의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전 후보 측은 보좌진 사태에 대한 별도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