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랠리인데… ‘박스권 횡보’ 리노공업 주가
1분기 순이익 35.4% 매출 27.2% ↑
반도체·소부장 기업들 주가 랠리 불구
블록딜 공시 이후 주가 방향성 못 잡아
“대량 물량 출회, 주가 상승 억제” 전망
“기초 체력·업황 좋아 곧 상승” 기대도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리노공업 본사 전경. 부산일보DB
코스닥 시가총액 7위 상장사이자 대표 반도체 소부장 기업인 리노공업의 주가가 반도체주 랠리와 1분기 호실적에도 최근 블록딜 공시 충격으로 박스권에 갇혀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리노공업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84% 오른 11만 5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리노공업의 주가는 지난달 24일 블록딜 공시 전날 12만 1800원으로 장을 마친 뒤 공시 당일 11만 1400원(-8.54%)까지 급락했고,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리노공업 최대주주 이채윤 대표는 보유 주식 2641만 8345주 중 700만 주를 이달 26일부터 한 달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리노공업은 블록딜 공시 이후 지난 7일 잠정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개별 기준 잠정 영억이익은 473억 1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4% 증가했다. 매출액은 997억 71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 늘어 수익성과 외형 성장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리노공업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2023년 1109억 원에서 지난해 1520억 원으로 늘었고, 연 매출액 역시 2023년 2556억 원에서 지난해 3725억 원으로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40%가 넘었다.
이 같은 1분기 호실적과 높은 기업 성장 전망에도 리노공업의 주가가 횡보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증권투자업계에서는 대주주의 블록딜에 대한 경계와 관망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통상 주식시장에서는 대주주의 블록딜은 대주주가 주가를 고점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비롯해 다른 대표 반도체 소부장 기업인 한미반도체, SKC, 주성엔지니어링 등의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에서 리노공업 주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달 말부터 한 달간 예정된 매각 물량이 주가 상승을 억누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잠재 매도 물량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주가 상승이 억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블록딜의 당사자가 장기 보유 성격의 투자자인지, 단기 차익 실현 목적의 재무적 투자자인지에 따라 주가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변수도 존재한다.
다만 견조한 실적과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를 고려하면 물량 소화 이후 주가가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리노공업은 반도체 테스트용 소켓과 핀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높은 영업이익률과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 수급 부담과 별개로 기초 체력과 반도체 업황이 좋은 만큼 주가가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록딜 이후에도 이 대표가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해 경영권 분쟁이나 기업 가치 훼손과 무관하다는 점도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보탠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LS증권은 지난 7일 리노공업의 1분기 호실적과 함께 “AP 공정 변화로 고성장이 기대된다”며 목표 주가를 15만 원으로 제시했다. 11일 메리츠증권 역시 목표 주가를 14만 원으로 올렸다. 메리츠증권 김동관 연구원은 “전방 산업 확장에 따른 기업 가치의 점진적인 확대가 예상된다”며 리노공업이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