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화물연대 조합원 사상 사고’ 수사 속도 이례적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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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운전자 특수상해 아닌 살인 혐의 적용
사안 엄중성·경찰 책임론 불거진 배경 풀이

지난 2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경찰청 청사 앞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과 경찰이 대치했다. 한 화물연대 조합원이 지난 20일 집회 중 사고로 목숨을 잃은 조합원 사진을 들고 있다. 최환석 기자 지난 2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경찰청 청사 앞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과 경찰이 대치했다. 한 화물연대 조합원이 지난 20일 집회 중 사고로 목숨을 잃은 조합원 사진을 들고 있다. 최환석 기자

경찰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조합원 사상 사고 수사에 이례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사안이 엄중하고, 경찰 책임론까지 불거진 까닭으로 풀이된다.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은 22일 오전 살인 등 혐의를 받는 40대 A 씨 피의자 면담을 마친 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씨는 지난 20일 오전 10시 32분 경남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2.5톤 화물차를 몰던 중 화물연대 조합원 3명을 치어 1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집회 중이던 피해자들은 A 씨 차를 가로막다가 사고를 당했다. A 씨는 비조합원으로 화물연대 총파업을 이유로 대체 수송에 투입됐다.

앞서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1일 오후 11시를 넘겨 검찰에 A 씨 구속영장 청구를 신청했다. 애초 상해치사 혐의가 거론됐으나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A 씨 휴대전화 전자 감식, 차 운행 기록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사고 당시 A 씨는 피해자들을 친 다음 멈추지 않고 계속 운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을 촬영한 영상, 주변 진술도 (혐의 적용에)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A 씨는 사고 당시 경황이 없었고 사상 사고를 낼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수사기관에 진술하고 있다. 법원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수사 속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영장실질심사는 23일로 예상된다.

화물연대를 중심으로 사고 책임론이 제기되자 경찰 내부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화물연대 측은 경찰이 대체 수송 차량 출차를 이유로 집회 중이던 조합원을 강제로 밀어냈다고 주장한다. 무리한 경찰 대응이 사고 원인 중 하나라는 뜻이다.

경찰은 이례적으로 본청에서 대응에 나서는 등 책임론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경찰청은 사고 당일 곧바로 본청 감사관실에 진상 조사를 맡겼다. 사망자 유가족에게 심리 상담 등 지원도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수사 속도를 내는 배경에 이재명 정부 친노동 기조에 따른 정무적 판단이 작용했으리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경찰 판단과 별개로 살인 혐의 적용은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화물연대 조합원 B·C 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50대 B 씨는 지난 19일 오후 11시 집회 현장에서 흉기를 이용해 경찰관을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60대 C 씨는 지난 20일 오후 1시 33분 집회 현장에서 차량을 운전해 집회 관리 중이던 경찰관들을 향해 진입한 혐의를 받는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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