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산 현직 항공사 기장 살해’ 김동환 구속 기소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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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1명 살해·고양서 1명 미수…총 6명 표적 삼아 7개월간 준비
정보장교 출신, 상조금 소송 패소 앙심 품고 치밀한 계획 범죄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동환(49)이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 부산진경찰서에서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동환(49)이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 부산진경찰서에서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에서 모 항공사 현직 기장을 살해하고, 같은 항공사 소속 다른 기장들을 상대로도 범행을 저지르려다 미수에 그친 김동환(49)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군 정보장교 출신인 그는 자신을 음해했다는 망상과 상조금 소송 패소에 앙심을 품고, 7개월 전부터 위치추적기까지 동원해 동료 조종사들의 연쇄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경목)는 14일 주거침입 및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직 항공사 부기장 김동환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달 17일 오전 5시 30분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항공사 기장 A(50대)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하루 앞선 16일에는 경기 고양시에서 또 다른 기장 B 씨의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수사 결과, 김 씨는 이들을 포함해 총 6명의 기장을 살해할 목적으로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참극의 배경에는 공군 파일럿 출신 조종사들에 대한 앙심과 돈 문제가 얽혀 있었다. 공군 정보장교 출신인 김 씨는 ‘공사 파일럿 출신들이 조직적으로 음해하고 모욕적인 말로 건강 이상을 유발해 자신을 퇴사하게 만들었다’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특히 살인 계획은 조종사 공제회와의 소송 직후 본격화됐다. 김 씨는 질병에 따른 조종 면허 상실 상조금을 신청했으나 지급액을 두고 공제회 측과 소송을 벌였고, 지난해 7월 일부 패소 판결을 받았다. 예상보다 적은 금액을 받게 되자 격분한 그는 당시 공제회 회장이었던 B 씨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

범행 준비는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됐다. 피해자들 주거지를 알아내기 위해 미행을 하거나, 심지어 피해자 차량에 GPS 위치추적기를 붙이기도 했다. 여러 차례에 걸쳐 주거지를 답사하며 주변 환경이나 피해자 행동 패턴 등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범행 시간과 장소, 방법, 도주 경로를 계획하는 등 7개월 이상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범행 직전인 지난달 1일부터 17일 사이에는 항공사 운항정보사이트에 권한 없이 여러 차례 침입해 피해자들 운항정보를 확인했다.

범행 준비와 실행 단계에서는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현금과 선불식 교통카드로 대중교통만 이용했다. 부산과 경기 고양시 범행 때는 피해자들이 사는 아파트에 배송기사로 위장해 침입했다. 범행 이후에는 옷을 갈아입고 대중교통을 여러 차례 갈아타며 도주했다.

검찰은 경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압수수색, 계좌추적, 데이터통신 분석, 임상심리분석, 관련자 조사 등 보완 수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김동환이 지난해 10월 중순쯤 전국 범행 장소를 돌며 연쇄 살인 계획 전반을 점검한 사실을 확인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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