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 앞세운 메가시티 vs ‘실익’ 내세운 행정통합…PK 재편 갈림길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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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합, 3개 시도 합의만 되면 즉각 가동
재정 기반 약하고 강제력 없어…'옥상옥' 우려도
국힘, 분권·재정 이양 담은 특별법 내세워

김더불어민주당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시장·도지사 후보가 14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해양수도 부울경 메가시티 공동출정식'에서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연합뉴스 김더불어민주당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시장·도지사 후보가 14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해양수도 부울경 메가시티 공동출정식'에서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연합뉴스
지난달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박일웅 경상남도 행정부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 추진본부 출범식이 열렸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달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박일웅 경상남도 행정부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 추진본부 출범식이 열렸다. 김종진 기자 kjj1761@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울산·경남(PK) 재편 방안을 둘러싼 메가시티(특별연합)와 행정통합 논쟁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PK 시도지사 후보들이 메가시티 출범 후 통합으로 가는 ‘선협력 후통합’을 내세우는 반면 국민의힘 후보들은 행정통합을 앞세우면서 어느 방식이 지역 발전에 더 효과적인지를 두고 정치권의 셈법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PK 시도지사 후보들이 내세운 ‘부울경 메가시티(부울경 특별연합)’는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부산·울산·경남 3개 시도가 각자의 법인격을 유지하면서 광역 사무를 처리하는 별도 기구를 하나 더 만드는 셈이다. 반면 행정통합은 부울경을 하나의 광역단체로 완전히 합치는 방식이다. 기존 광역자치단체는 사라지고, 단일 지자체장이 전체 행정을 총괄하는 새로운 광역단체가 출범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현실적으로 가장 빠르게 가동할 수 있는 방식으로 꼽힌다. 3개 시도의회 동의와 행정안전부 장관 승인만 받으면 출범이 가능하다. 실제로 부울경은 2022년 각 시도의회 의결과 행안부 승인까지 마쳤다가 지방선거 후 새로 취임한 경남·울산 단체장들이 이에 대해 반대 뜻을 밝히면서 무산된 전례가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는 3개 시도지사가 뜻을 맞춘다면 신속하게 출범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은 갖춰져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 PK 후보들은 특별연합을 먼저 출범시킨 뒤 행정통합으로 나아가자는 ‘선협력 후통합’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다만 메가시티 방식의 구조적 한계도 지적된다. 독자적인 세금 징수권이 없고 3개 지자체의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탓에 실질적 재정 기반이 약한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국민의힘 소속인 박완수 경남지사는 과거 특별연합에 반대하며 “재정 권한 없는 정부 권한 이양은 자치단체에 부담만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3개 지자체가 합의해야만 사업이 진행되는 구조상 어느 한 곳이라도 이탈하면 전체가 흔들리는 강제력 한계도 여전하다. 실질적 권한 없이 행정 단계만 하나 더 얹는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PK 시도지사들은 행정통합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별연합보다 강제력과 실익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재명 정부는 행정통합 지자체에 연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 재정 지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 부여 등을 약속했다. 행정통합이 이뤄지면 특별법을 통해 중앙정부 권한과 재정의 대폭 이양을 제도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는 점도 메가시티와 구별되는 대목이다.

이날 박형준 시장과 박완수 경남지사가 발표한 경남부산통합특별시 특별법은 속도보다 분권에 방점을 찍었다. 현행 7.5대 2.5 비율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대 4까지 조정하자고 제안한 것이 대표적이다. 행정기구와 정원을 스스로 결정하는 조직권, 개발제한구역을 관리하는 지역 개발권 등도 지방에 이양할 것을 요구했다. 전남·광주 행정통합특별법과 달리 시도민의 통합 의사를 주민투표로 최종 확인한 뒤 법안이 시행되도록 부칙에 명시해 둔 점도 특징이다.

하지만 행정통합에는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다. 우선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고, 주민투표 등 절차도 변수로 남아 있다. 법적으로는 광역의회 의결로도 통합이 가능하지만, 박 시장과 박 지사는 절차적 정당성을 위해 주민투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별법 통과 과정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법에 담긴 각종 특례 조항을 두고 정부가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특별법에는 광주·전남 행정통합법에서도 빠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파격적 특례가 담겼다. 권한 이양을 두고 행정안전부 등 중앙 부처가 반발할 경우 정부와의 조율 과정에서 핵심 조항들이 대거 빠질 수 있다. 정부가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 차원에서 행정통합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울산이 빠진 부산·경남 중심 통합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PK 여야 후보들은 부울경 행정통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추진 과정을 두고는 이견을 보이는 모습이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이날 부산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부울경 특별연합을 즉각 복원하고 정부에 필요한 예산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울경이 필요한 예산을 기재부에 이야기하고 선거 끝나자마자 바로 올리면 5조 원만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부울경을 관통하는 공동 사업에 대한 일부 예산은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박 시장은 여권 후보들의 메가시티 재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울경 메가시티는 지난번에 추진됐다가 실질적 재정 지원 없이 부울경이 자체 협의를 하기 위한 특별연합을 만들어서 실효성이 별로 없었다”고 했다. 그는 “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도 열차에 올라탔는데 저희도 그 열차를 타는 게 맞다”며 “특별연합으로 가자는 것은 이미 지금 상황에서 옛날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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