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벙커링 항만’ 싱가포르항 ‘연료 재고분’ 비상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KMI “3주 치 버틸 물량만 보유”
저유황유 즉시 선박 제공 제한적
한국 중소 선사 소외 가능성 속
벙커유 값 상승 가능성도 남아

중동 사태로 전 세계 선박 벙커링의 25%를 책임지는 싱가포르 항만의 연료 재고 물량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싱가포르 주롱섬에 있는 ‘아드바리오 벙커링 터미널’. 부산항만공사 제공 중동 사태로 전 세계 선박 벙커링의 25%를 책임지는 싱가포르 항만의 연료 재고 물량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싱가포르 주롱섬에 있는 ‘아드바리오 벙커링 터미널’. 부산항만공사 제공

전 세계 선박 연료 공급(벙커링)의 약 25%를 책임지는 싱가포르 항만이 중동 사태 장기화로 연료 재고가 3주가량 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싱가포르는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선박 운항의 핵심인 벙커링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국제물류투자분석·지원센터(이하 KMI 센터)가 최근 발간한 ‘국제물류위클리’ 보고서에 담겼다. KMI 측은 중동 리스크로 인해 세계 최대 벙커링 항만인 싱가포르 항만의 벙커 연료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3주가량만 버틸 수 있는 연료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저유황유의 경우 항만에 공급되는 기간이 일주일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즉시 선박이 제공받을 수 있는 연료 물량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일부 공급업체는 기존 장기 계약 물량을 우선 배정하고 신규 거래를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는 브라질 러시아 등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공급 공백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제재 완화 조치에 따라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이 일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수입을 다변화하고 있다. KMI 센터는 “싱가포르가 통상적으로 3주 치의 재고를 보유하지만, 현재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재고가 소진되는 위험한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벙커유 가격은 지난 중동 사태 발생 당시인 2월 28일 이후 상승하다가, 지난달 중순 고점을 찍고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긴장 장기화에 따른 가격 상승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지난 1일 싱가포르에서 저유황유는 t당 873.5달러로, 지난 2월 27일 대비 70% 상승했다. 지난달 16일에는 t당 1119달러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고유황유의 경우는 지난 2월 27일 기준 t당 1836달러에서 지난달 9일 1073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최근은 35%까지 하락했다. 해양가스유의 경우 전쟁 이전 가격 대비 160% 높은 수준인 t당 1836달러(지난 1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싱가포르 항만은 중국과 더불어 세계 최대의 환적 허브로 꼽히며, 지난해 4466만 TEU의 물동량을 기록했다. 특히 전 세계 선박 연료 공급량의 25%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벙커링항만이다.

이 같은 싱가포르 항만의 벙커링 문제로 인해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중소 선사들은 벙커링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KMI 센터 관계자는 “이렇게 벙커링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아 선박들이 다른 항만을 찾아야 하는 등 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연료 공급은 불가피하게 글로벌 선사나 대형 선박 위주로 우선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일부 중소 선사들은 벙커링 서비스에서 후순위로 밀리게 되며, 원활한 연료 확보에 애로사항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