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수율 ‘또’ 말썽...다 잡은 퀄컴 TSMC로 놓치나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반등 기대 키웠던 2나노…수율 논란에 흔들
퀄컴, 첨단 AP칩 전략 수정 검토
TSMC로 무게…주도권 격차 재확인
수율 확보 관건…멀티소싱 가능성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차세대 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필두로 부활을 노리던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가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수주 기대감을 키웠던 글로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업인 퀄컴이 공정 수율 등 안정성을 이유로 TSMC로 회귀할 조짐을 보이면서다. 테슬라에 이어 퀄컴까지 고객으로 확보해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것이란 기대감과 달리 핵심 고객 이탈 우려가 커지며, 파운드리 사업의 성패가 기술력 입증에 달렸다는 점만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퀄컴, 삼전 아닌 TSMC 손잡나

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차세대 AP 생산과 관련해 당초 유력하게 거론됐던 삼성전자가 아닌 TSMC 중심으로 생산 전략을 전면 재조정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TSMC 생산 라인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는 뜻인데, 일각에서는 전량을 TSMC에 맡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초 삼성전자와 퀄컴은 올해 초부터 2나노 공정 위탁생산 논의를 진행해왔다. 삼성전자의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돼온 낮은 수율 등이 상당 부분 해결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실제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삼성과 협력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2022년 이후 끊긴 두 회사 사이의 제품 생산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퀄컴은 2021년까지만 해도 삼성에 최첨단 AP 생산을 맡겨왔지만, 발열 이슈가 불거진 이후 TSMC로 돌아선 바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년째 반복된 수율 문제가 2나노에서도 되풀이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공정 안정성 논란이 재부상하며 퀄컴과 삼성전자의 위탁생산 논의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은 전체 제품 중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웨이퍼(원판)에 100개의 칩을 만든다고 가정할 경우 수율이 60%라면 60개의 정상적인 칩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 수율은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20%대에 불과했고, 최근에도 안정적 양산이 가능한 60% 수준에 다소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TSMC의 경우 2나노 공정 수율이 60~70%로 양산 안정성을 입증한 상태다.

■수율 확보가 관건인데…

이 때문에 퀄컴 입장에서는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생산 우선순위를 TSMC에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신 공정일수록 수율 확보가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퀄컴이 대규모 위탁 생산을 위해 요구하는 약 70% 수준의 양산 수율 기준에서 삼성전자는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한 반면, TSMC는 근접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TSMC는 안정적인 수율을 기반으로 이미 엔비디아와 AMD, 퀄컴, 애플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며 2나노 공정에서 주도권을 공고히한 상태다.

다만 퀄컴이 삼성과의 협력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향후 수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안정화될 경우 언제든 일부 제품군이나 물량을 맡기는 멀티소싱 전략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파운드리 특성상 한 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가격 협상력이나 생산 차질 등이 리스크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파운드리 사업에서 반복되는 수율 문제로 고객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만큼 기술력을 통해 양산 안정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의 핵심이 결국 수율에 달렸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반년도 안돼 수율을 상당히 올렸지만, 아직 불안한 측면이 존재할 것”이라며 “고객사 유치를 위해서는 결국 수율을 잡아야 하고 이는 기술력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대로라면 향후 1나노 공정 주도권 싸움에서도 TSMC에 밀려 고객사를 유치하지 못하는 결과를 맞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2나노 수율관련 안정적으로 램프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