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마산고? 창원시장 선거 때마다 개입 논란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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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불특정 다수 문자메시지
총동창회서 특정 후보 선택 유도
전 창원시장 때도 유사한 사례
일부 졸업생 "후배에 부끄러워"

마산고 총동창회에서 지난달 동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독자 제공 마산고 총동창회에서 지난달 동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독자 제공

경남 창원시 수장을 뽑을 때마다 지역 내 한 고등학교 출신 인사들이 선거에 개입하는 정황이 드러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과거 동문끼리 공직을 대가로 후보 매수를 벌이다 들통나 결국 유죄 판결받는가 하면 이번엔 총동창회에서 특정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가 고발당했다.

1일 경남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마산고등학교 총동창회 명의로 불특정 다수에게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 내용은 ‘경선 여론조사 진행 ○○○(후보자 이름) 선택’ 등이 담겼다. 메시지 마지막엔 ‘마고 총동창회’라고 명기도 했다. 발송자 연락처는 마산고 총동창회 사무실로 확인된다.

공직선거법상 동창회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단체다. 선거법 제87조(단체의 선거운동금지)는 ‘동창회 등 개인 간의 사적 모임은 그 단체의 명의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실제 2016년 강원도 한 고등학교 총동창회 임원 등이 정당 경선 여론조사에 모교 출신 후보자 지지를 당부하는 문자메시지를 총동창회 명의로 총 1만 4000여 통 전송해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경남선관위는 마산고 총동창회 명의로 발송된 문자메시지를 인지해 관련 사실관계와 선거법 위반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 내용을 담은 고발장은 경남경찰청으로 접수돼 곧 수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애초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창원시장에 출사표를 낸 9명 중 4명이 마산고 출신이었다. 1차 컷오프를 통해 6명이 걸러지는 과정에서 마산고 동문은 1명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마산고는 1936년 공립으로 개교해 여태 3만 명 넘는 졸업생을 배출한 유서 깊은 학교다. 지역 정치인 중 유독 마산고 출신이 많으며 으레 정가 영향력도 상당한 편이다. 창원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 5명 중 3명이 마산고 출신이다. 게다가 전임 홍남표 창원시장도 마산고를 나왔다.

홍 전 시장은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과 함께 국민의힘 경선 출마자로 거론되던 정치인에게 불출마를 대가로 부시장 등 공직을 제공하기로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하고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들 3명이 모두 마산고 출신이다. 홍 전 시장은 마산고 38회, 선대본부장은 40회, 공직을 제안받고 예비후보 등록을 포기한 정치인 A 씨는 59회다. 선대본부장이 연결고리가 돼 ‘학연’을 매개로 홍 전 시장과 A 씨를 만나도록 주선했다고 알려진다.

또 지역 정가에서는 함안 출신으로 마산고 졸업 후 곧장 상경하는 등 지역색이 약한 홍 전 시장을 창원 선거판에 끌어들인 것도 마산고 후배인 조명래(42회) 전 창원시 제2부시장이라 본다.

마산고가 반복적으로 지역 정가에 개입하며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이는 실정에 일부 동문은 속앓이다. 익명을 요구한 마산고 졸업생 정치인은 “홍남표 사건으로 그 사달을 겪고도 이번에 또 국민의힘 예비후보 다수가 마산고 출신인 걸 보고 혀를 찼다”며 “이젠 총동창회 차원에서 특정 후보를 뽑아 달라고 작업을 한다니, 명문이라는 포장지를 쓰고 탐욕만 가득한 모습에 후배들 보기 부끄럽다”고 말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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