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가덕신공항 개통, 왜 서둘러야 하는가
서원석 (사)한국관광학회 회장 경희대 호텔관광대 학장
단순한 신규 공항 건설 사업 아니라
남부권 산업·관광·물류 재편 인프라
인천공항과 경쟁하는 공항 아니라
항공 네트워크 안정성 높이는 거점
남부 ‘공항 경제권’ 형성 서두르려면
가덕신공항 조속 개통 반드시 필요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가덕신공항이 들어설 국수봉 일대를 바라본 모습. 부산일보DB
국가 균형발전은 선언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산업과 인구, 자본과 기회가 특정 지역에 집중된 현실에선 논하기 쉽지 않다. 항공 인프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국제 관문 기능이 수도권에 편중된 구조 속에서 지역의 성장 잠재력은 오랫동안 제약을 받아왔다. 이러한 점에서 가덕신공항은 단순한 신규 공항 건설 사업이 아니라 남부권의 산업·관광·물류 지형을 재편할 국가 전략 인프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공항은 사람과 물자의 이동 경로를 바꾸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입국 동선이 달라지면 체류 지역이 달라지고, 이는 관광 소비와 투자 흐름의 변화를 가져온다. 결국 공항은 단순한 교통시설을 넘어 사람과 자본, 산업의 흐름을 설계하는 경제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국제 항공 네트워크는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모든 국제 관문 기능이 단일 축에 집중된 구조는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글로벌 항공 시장이 다극화하는 상황에서 관문 기능을 다핵적으로 분산하는 전략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이 될 수 있다. 가덕신공항이 인천공항과 경쟁하는 공항이 아니라 상호 보완하며 국가 항공 네트워크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전략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가덕신공항은 관광과 물류를 결합한 복합 기능을 지향할 수 있다. 부산은 해양·도시·문화 자원을 동시에 갖춘 국제관광도시이자 대형 항만을 보유한 물류 중심지다. 여기에 국제공항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면 시너지는 더욱 커진다. 일본·중국·동남아 주요 도시와의 직항 네트워크 확대는 관광객 유입을 늘리는 동시에 항공 화물 운송의 효율성도 높일 것이다. 관광 소비와 물류 흐름이 함께 확대될 때 지역 경제는 보다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가덕신공항은 부산을 넘어 남부권 전체의 공동 관문으로 기능해야 한다. 영남은 물론 호남 일부 지역까지 연결되는 광역 관문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공항을 중심으로 항만과 산업단지, 철도망과 관광벨트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공항 경제권’이 형성된다. 이는 특정 도시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남부권 전체의 상생 발전을 이끄는 기반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공항 중심의 공간 재편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 확장을 넘어 지역 산업 구조와 관광 흐름을 함께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공항의 경쟁력은 활주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배후 산업과 교통망, 관광 인프라와의 연계 속에서 비로소 전략적 가치가 구현된다. 동시에 공항 자체의 경쟁력 또한 중요하다. 공항은 단순한 이동 공간을 넘어 스마트 물류 시스템과 친환경 설계를 갖춘 미래형 인프라로 조성되어야 한다. 지역 문화와 상업 기능이 결합된 체류형 복합공간은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를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공항을 하나의 관광 명소이자 상업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며 도시 경쟁력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가덕신공항 역시 이러한 방향 속에서 동북아를 대표하는 첨단 관광·물류 허브로 성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공항은 청년과 기업이 모이는 혁신 거점이 되어야 한다. 항공 물류와 관광 서비스, MICE 산업, 해양 비즈니스가 융합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이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을 넘어 새로운 성장 산업을 창출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공항을 중심으로 창업과 투자, 연구개발이 이루어지는 혁신 환경이 조성된다면 지역 경제의 활력 또한 크게 높아질 수 있다.
결국 공항은 단순한 이동의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와 산업을 창출하는 출발점이어야 한다.
가덕신공항은 단순한 SOC 사업이 아니다. 관광과 물류, 산업과 도시를 연결하는 남부권의 전략적 복합거점이다. 공항과 도심, 주요 관광지와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광역 교통망을 구축하고, 국제 행사 유치와 관광 콘텐츠 개발,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준비가 뒷받침될 때 가덕신공항은 단순한 공항 인프라를 넘어 남부권의 관광과 물류, 산업과 도시를 연결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가덕신공항의 조속한 개통이다. 대한민국 관광 경쟁력 강화와 지역 경제 도약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덕신공항의 개통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그 속도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