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에어컨은 왜 꺼졌나”…울주 마을 이장 ‘노인 학대’ 피소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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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당 “폭염속 에어컨 못 켜”
지자체에 이장 직권면직 촉구
이장 “명백한 허위 사실” 반박
울주군 “경찰 조사 지켜 볼 것”

울산 울주군 중대노인당 김포경 총무가 웅촌면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오상민 기자 울산 울주군 중대노인당 김포경 총무가 웅촌면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오상민 기자

지난해 여름 폭염 속 경로당 에어컨 가동 문제를 두고 울산 울주군 한 마을 이장과 노인들 간에 빚어진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마을 노인당은 이장이 고의로 냉방을 막았다며 노인 학대 혐의로 고소한 반면, 이장 측은 “온도 조절일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1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웅촌면 한 경로당 이용자 3명은 최근 마을 이장 A 씨를 노인복지법 위반 및 폭행·협박 등의 혐의로 울주경찰서에 고소했다.

고소인 측은 지난해 8월 초부터 이장 부부가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평소 10여 명의 노인이 모이는 경로당 에어컨을 끄거나 송풍 모드로 강제 전환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고령의 노인들이 고온에 무방비로 노출됐으며 항의하는 주민들에게 위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노인당 측은 공개 사과로 매듭지으려 했지만,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해 울주군에 이장의 품위 손상을 이유로 직권면직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반면 피고소인인 이장 A 씨는 관련 의혹을 전면 반박했다. A 씨는 “전기세가 아까워 에어컨을 껐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당시 실내에 추위를 호소하는 어르신이 계셔 냉방 18도로 맞춰져 있던 에어컨 온도를 22도로 올리고 바람 방향을 위로 향하게 조절한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이어 “사실무근인 내용으로 억울하게 고소를 당한 상황에서 명예를 회복하기 전에는 직을 내려놓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관할 지자체는 당장의 개입보다는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울주군은 해당 경로당에 연 600만 원의 냉난방비 등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수사 결과를 먼저 지켜보겠다”며 “결과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역시 양측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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