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살롱’에서 시작한 작은 울림이 지역 문화의 ‘숨’으로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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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움 600회 기념 콘서트
15년간 지역 예술인 품은 무대 제공
재즈 국악 성악 클래식 등으로 다양
예술인·애호가 모두가 감사한 마음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동래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스페이스 움 600회 기념 콘서트' 모습. 권문수 제공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동래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스페이스 움 600회 기념 콘서트' 모습. 권문수 제공

“정말 대단해요! 살롱 음악회로 600회까지 채울 줄 몰랐어요.”

3년 전, 2023년 5월 26일 부산 동래구 명륜동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 움에서 열린 500회 음악회 현장에 함께할 때만 해도 600번째 공연을 다시 찾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2011년 4월, 첫 ‘움’을 틔운 시기로부터 치자면 15년 만에 이룬 ‘쾌거’라 할 만하다.

스페이스 움 김은숙 대표가 객석에서 인사하고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 스페이스 움 김은숙 대표가 객석에서 인사하고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

지난달 31일 오후 7시 30분 부산 동래문화회관 대극장을 가득 메운 500여 명의 관객 대부분은 스페이스 움 김은숙 대표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지역 예술인에겐 크고 작은 무대를 제공했고, 문화예술이 여전히 생소한 시민들에겐 문턱 낮은 공연장으로 이끄는 예술 매개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이다. 그것도 개인이 운영하는 민간 소공연장에서 말이다.

이날 600회 공연도 십시일반 힘을 모아준 후원인들 도움이 있었지만, 김 대표가 자비를 털어서 전석 무료 초대로 마련했다. 그러면서 무대에 선 20명 가까운 예술가들에겐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작은 성의 표시를 잊지 않았다.

지난 31일 오후 부산 동래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스페이스 움 600회 기념 콘서트' 모습. 권문수 제공 지난 31일 오후 부산 동래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스페이스 움 600회 기념 콘서트' 모습. 권문수 제공

재즈(민주신 프로젝트, 트럼페터 고든 바즈살리 주니어)로 문을 연 이날 공연은 재즈와 국악(김지윤 피리)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로 이어졌고, 뮤지컬 앙상블(세레나데)이 객석을 화끈하게 달아오르게 했으며, 이윽고 공연장 열기를 식히는 동시에 차분한 분위기를 잡아 나간 클래식(앙상블 원잇,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윤)과 성악가(김지호 장은녕 박상진)의 진심 어린 무대로 감동을 선사했다.

스페이스 움 음악회 포스터로 장식한 포토월 전경. 김은영 기자 key66@ 스페이스 움 음악회 포스터로 장식한 포토월 전경. 김은영 기자 key66@

덕분에 2시간을 꼬박 채운 공연은 지루할 틈이 없었고, 그동안 ‘움’이 어떤 음악적 행보를 보여왔는지도 잘 알 수 있었다. ‘움’의 이런 행보는 지역의 다른 민간 소공연장에도 선한 영향력을 끼쳐 ‘부산 원먼스 페스티벌-우리 동네 문화살롱 페스타’가 연 1회에서 3회로 늘어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문화는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에서 만날 때, 더 깊이 살아난다”고 믿는 김 대표 말처럼 700회, 800회, 900회, 1000회 기념 콘서트도 객석에서 플래시를 환하게 밝힌 작은 빛들이 늘 동행하면 좋겠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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