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서 멀수록 두텁게 지원… 재정사업 지방 우대 당연
국무회의서 내년 예산안 편성지침 확정
지역 성장 동력 확보 기회 놓치지 말아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확정했다. 정부가 작년 9월 국회에 제출한 계획에 따르면 2027년 재정지출 규모는 764조 4000억 원을 넘어설 예정이다. 800조 원에 육박할 예산안에 대한 편성지침은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국가 운영 철학과 방향성을 반영한다. 더욱이 이번 지침은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첫 예산안을 어떻게 편성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라서 무척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정부는 재정사업과 관련해 지방 우대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지방 주도 성장 여건 조성 등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을 정책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무척 바람직하다.
정부가 30일 임시 국무회의를 통해 의결한 2027년 예산안 편성지침의 골자는 5극 3특 성장엔진 연계 등 지방 주도 성장, 인공지능 전환(AX) 통한 성장패러다임 구축, 스타트업·청년 등 모두의 성장을 통한 양극화 구조 개선, 안전·평화 기반 구축 등이다. 특히 정부는 내년 예산안부터 수도권으로부터 거리가 먼 지역일수록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재정사업 지방 우대 원칙’을 본격 적용한다고 밝혔다. 고사 위기에 놓인 지방에 예산을 적극 지원해야 제대로 된 지역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 더욱이 이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한 지방 우대 예산 정책이 본격 도입된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품게 한다.
정부는 또 5극3특 육성을 위해 지역별 주력산업과 연계한 대규모 AX 연구·실증, 남부권 반도체 벨트, AI 실증도시, RE100산단 등 지방 중심의 첨단 거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거점국립대를 교육·연구의 허브로 집중 육성하고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인프라도 확충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이전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문제는 속도다. 각 정부 부처와 지방정부는 5월 31일까지 기획예산처에 예산안 요구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방정부는 현재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다. 부산시 등은 지역에 필요한 예산을 반드시 확보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 적극적인 예산안 수립에 나서야 할 것이다.
내년도 예산안은 수도권 공화국이라는 도시국가 체제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정부도 지방정부가 사업을 제대로 기획·발굴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정부가 지방정부 지원을 위해 신설한 초광역계정과 ‘지방재정전략협의회’의 적극적인 활용도 기대한다. 하지만 정부가 지방 우대 원칙을 마련했다고 하더라도 지방정부가 관성에 따라 중앙 의존식 소극적인 예산안 요구에 그친다면 지방 주도 성장은 동력을 잃게 된다. 각 부처도 지방정부와의 소통을 강화해 주길 바란다. 내년 예산안이 명실상부한 지방 주도 성장 초석으로 자리매김토록 정부와 지방정부가 남은 두 달여 기간 동안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