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투쟁’ 나선 박형준…“민주, 지역 차별 멈추고 글로벌법 처리해야”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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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강원은 되고, 부산은 안 되냐”
민주당 향해 압박 수위 끌어올려
지선 앞 강경 행보…보수층 결집 해석

박형준 부산시장이 2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이 2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형준 부산시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외면 속에 2년간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국회를 찾아 삭발 투쟁에 나섰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만나 당 차원의 대응을 요청하는 등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핵심 과제인 법안 처리를 둘러싼 대여 공세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박 시장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향해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통과를 촉구한 뒤 삭발을 단행했다. 학자 출신으로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지녀온 박 시장이 이례적으로 삭발 투쟁이라는 강경 대응에 나선 셈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은 “평소 저는 논리와 합리로 정치를 풀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어 삭발을 한다든지 단식을 한다든지 하는 자해적 정치 행위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생각을 달리 먹었다”며 “아무리 합리성을 갖는 일이라도 정쟁화라는 벽을 마주하면서 독한 마음으로 부딪히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지역 발전법인데 전북 특별법, 강원 특별법은 되고 왜 부산만 안 되느냐. 이것이 부산 차별 아니면 무엇이냐”며 “부산을 싱가포르나 두바이처럼 만들 수 있는 글로벌 특별법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부산이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국제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면 국익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지 않냐”며 “왜 국가의 미래와 부산의 미래가 걸린 일에 발목을 잡는지 민주당 정청래 대표, 행안위 윤건영 법안심사 1소위원장, 법안을 대표 발의한 전재수 의원은 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극항로 시대의 글로벌 해양수도를 만들겠다는 약속은 다 헛말이냐. 전북특별법, 강원특별법은 해주면서 왜 정부 협의가 다 끝난 부산 발전특별법은 쏙 빼놓냐”며 “부산 시민들을 더 이상 우롱하지 말아달라”고 압박했다.

이날 삭발식에는 국민의힘 정동만 부산시당위원장을 포함해 당 대표 특보단장인 김대식 의원, 김미애 의원, 박성훈 의원, 백종헌 의원, 서지영 의원, 정성국 의원, 조승환 의원, 부산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삭발식 현장을 찾았다.

정동만 부산시당 위원장은 “다른 지역 특별법만 통과시키고 부산 특별법만 방치하는 행태는 부산 발전을 저해하고 부산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선거 때만 되면 해양수도 부산을 외치면서 정작 부산 발전특별법은 외면하는 민주당의 이중 잣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삭발식 이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법안 통과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 법안은 민주당 원내대표도 약속을 했고 당 대표도 약속을 한 법안이다. 국민의힘이 주도한 법안이면 통과가 안 돼야 되는 것이냐”며 “이 법은 부산의 미래를 위한 것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법안 처리를 다시 한번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장 대표를 만나 특별법 통과를 위해 당 차원의 역할을 요청했다. 장 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이 법은 부산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와 관련된 법”이라며 “국민의힘이 이 법안 처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이 그동안 유지해 온 ‘온건 보수’ 이미지를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경 투쟁에도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며 보수층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이 장기간 국회에 계류되면서 지역 내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핵심 현안 처리를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존재감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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