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범행 동기는… 동료 기장들 낮은 평가 줬다고 앙심?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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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로 압송되는 항공사 기장 살해 피의자. 연합뉴스 경찰서로 압송되는 항공사 기장 살해 피의자. 연합뉴스

부산에서 현직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전직 부기장 출신 50대 남성은 공군사관학교 출신이지만, 미국 교육기관에서 면허를 취득해 민간 항공사에 입사한 인물이었다. 재직 기간 동안 반복된 심사 과정의 부진과 퇴직 이후의 소송 등을 겪었다.

18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공군사관학교 47기 출신으로 정보통신 분야 특기를 가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군 복무 당시 조종사로 선발되지 못했고, 전역 이후 미국 민간 교육기관을 통해 조종사 면허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과거 국내 대형 항공사 2곳의 채용연계형 운항승무원(조종사) 인턴 과정에 선발됐지만 중도 탈락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코로나가 발발한 2019년 11월 이전 항공사에 부기장으로 입사했다.

A 씨는 재직 기간 부기장 정기 심사평가에서 탈락하는 등 부진한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종사들은 1년에 3차례에 걸쳐 시뮬레이터(모의비행장치)와 실제 비행으로 조종 능력과 기량을 평가받는다. 불합격 시 일정기간 비행에서 배제되며 추가 훈련과 재심사를 거쳐야 한다. A 씨의 경우 정기 심사평가에서 불합격했고, 재심사를 거쳐 합격한 이력이 있다.

이 같은 평가 이력은 조종사 개인 경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량 심사 탈락 이력이 남으면 특별 관리대상에 포함되고 이후 자격 유지나 승급 일정에도 불리할 수 있다. 이직 과정에서도 평가 이력이 반영되어 타 항공사 재취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A 씨는 B 씨를 비롯한 동료 기장 4명이 자신의 평가 결과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인지하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조종사의 경우 기장이 부기장을 교육, 평가하는 구조인 까닭에 이들이 자신의 박한 평가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A 씨는 부기장 재직 당시 기장 승급 대상자는 아니었다. 퇴사 직전 약 2년 동안은 휴직을 했다. 다만 항공업계에서는 A 씨가 기장 승급이 가까워지는 시점부터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겪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승급을 앞둔 시기에 심사 부진이 누적되면서 스스로 느끼는 압박감이 커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A 씨는 퇴사 이후 조종사공제회 측과 금전 관련 소송도 진행했지만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종사 직업 특성상 이직과 직업 전환이 어려운 까닭에 퇴직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장 출신 항공업계 관계자는 “승급을 앞두고 겪는 불리한 평가와 그로 인한 퇴직 압박, 소송 패소까지 이어진 복합적인 상황이 A 씨의 적대감을 키웠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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