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지원 필요 없다…한국·일본도 마찬가지”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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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성 패트릭의 날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7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성 패트릭의 날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으로 군함 파견을 요구하며 동맹국을 강하게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지원이 필요 없다”며 입장을 180도 바꿨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물론 한국과 일본까지 거론하며 협조가 필요 없다고 밝힌 것으로, 동맹국들의 소극적 대응에 대한 분노와 좌절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대부분의 나토 동맹국으로부터 테러리스트 정권인 이란에 대한 우리의 군사작전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거의 모든 나라가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강력히 동의하고, 이란이 어떤 형태와 방식으로든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이런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를 향한 오랜 불만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하지만 나는 그들의 행위에 놀라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나토를 일방통행으로 여겼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이 나토 회원국 보호를 위해 매년 수천억 달러를 지출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겠지만, 그들은 우리를 위해, 특히 필요한 시점에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군사작전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면서 “이 같은 군사적 성공 덕분에 우리는 더 이상 나토 회원국의 지원을 필요로 하지도, 바라지도 않는다”며 “일본과 호주,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말하건대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해협 상선 호위를 명분으로 동맹국들에 군함 파견 등 직접적인 군사 협력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한 여러 동맹국이 참여 의사가 없다며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고 다른 국가들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그의 구상은 동력을 얻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게시물에서도 나토 방위비 부담 문제를 다시 거론한 것을 고려하면, 동맹국들이 ‘보답’ 차원에서 대이란 군사작전에 일정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인식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나토와 일본, 호주, 한국을 차례로 언급하며 지원이 필요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호르무즈 연합’ 구상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맹국 참여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다국적 연합 구상을 밀어붙이기보다, 비용 분담이나 비군사적 지원 등 다른 방식의 협력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고 그들(동맹국)이 필요하지 않다. 그들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반응을 보고 싶은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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