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부담” vs “교통 복지” 지자체 노인 버스비 지원, 구의회서도 반씩 갈렸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자체 노인 버스비 지원
70세 이상 버스비 월 2만 원씩
부산 중구의회 관련 조례 논쟁
찬반 2명씩 나뉘어 결국 부결
연간 20억 예산 부담·포퓰리즘
노인들 이동권 증진 주장 맞서
전국 32개 지자체선 시행 중
부산 중구의회에서 고령자 버스비 지원 조례가 발의됐다가 부결됐다. 26일 오후 부산 동구의 한 도로에서 시민들이 마을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friend@
부산에서 노인 버스비 지원에 대한 논의가 촉발됐다. 최근 부산의 한 지자체에서 노인들에게 버스비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가 발의됐다가 부결되면서다. 노인 교통비를 지원하는 지자체는 전국적으로 늘고 있는데, 부산에는 아직 사례가 없다. ‘복지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주장과 ‘재정 부담이 가중된다’는 논리가 엇갈리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쟁이 곳곳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부산 중구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열린 제313회 임시회 복지도시위원회에서 ‘어르신 교통비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부결됐다. 이 조례안은 중구에 거주하는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월 2만 원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의 근거로 지난달 19일 최학철 구의원 등이 발의했다.
표결을 앞두고 이뤄진 토론에서 조례 제정을 반대하는 의원들은 과도한 재정 부담을 지적했다.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정책이 시행되면 매년 사업비로 20억 원 이상이 투입된다. 2027년 기준 9144명인 대상자는 지속적으로 늘어 2030년 1만 명이 넘는다고 예측된다. 2030년 예상되는 필요 사업비는 약 24억 원이다. 결국 이 조례안은 표결에서 찬성(2명)과 반대(2명) 의원 수가 같아 부결됐다.
이런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은 노인 버스비 지원이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 여건에 큰 부담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고령화 속도가 빠른 부산에서는 버스비 지원에 투입되는 예산 규모가 해마다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주로 선거철을 앞둔 시기에 이러한 정책들이 쏟아진다며 표를 노린 선심성 정책(포퓰리즘)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금성 복지 대신 보건소, 주민센터, 도서관 등 주요 시설을 오가는 공공 셔틀버스를 운행하거나 기존 시내버스 노선을 확충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노인생활과학연구소 한동희 소장은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무차별적인 현금성 지원은 한계가 있다”며 “노인 수요가 많은 노선에 마을버스를 추가하거나 맞춤형 교통 수단을 제공하는 편이 혜택이 더 크다”고 말했다.
반면 노인 버스비 지원을 추진하는 이들은 이 정책이 노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보편적 교통 복지 실현과 이동권 증진을 도모하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 정책을 시행 주인 일부 지역에서는 노인들의 사회 활동을 장려해 심신 건강을 증진하고 사회적 고립도 예방한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설문조사 등에서 나온다. 이들은 대중교통 이용으로 사고 위험이 큰 노인 운전이 줄고, 도심 혼잡이 경감된다는 효과도 기대한다.
특히 도시철도가 닿지 않는 산복도로에 사는 노인이 많은 부산의 특성상 시내버스 이용 지원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학철 구의원은 “초고령화 사회 속에서 어르신 교통 편의와 이동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이들의 사회 참여 확대와 교통 복지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산 지역에 노인 버스비 지원 정책이 시행되거나 관련 조례가 제정된 지자체는 없다. 반면 2023년 서울 중구를 시작으로 전국 32개 지자체에서 노인들에게 버스비를 지원하거나 무임 승차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와 울산 등 광역자치단체 단위에서 정책을 시행하는 곳도 있다. 도시철도의 경우 노인복지법에 따라 만 65세 이상 노인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