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공업탑 60년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상징하는 도시다. 1962년 국내 최초의 특정공업지구 지정을 시작으로 중화학 공업 위주의 온산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국가 경제 발전을 견인했다. 울산은 특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며 ‘산업수도’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후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등을 주축으로 한 자동차와 선박 산업까지 본궤도에 오르면서 울산은 대한민국 수출 기지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1967년 울산 남구 신정동에 건립된 공업탑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상징하는 높이 25m 조형물이다. 공업탑로터리 중심 부분에 자리 잡은 이 탑의 정식 명칭은 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업탑이라는 별칭이 고유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공업탑은 경제개발 5개년을 의미하는 5개의 몸체가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지구본을 떠받치고 있는 모양이다. 탑 주변에는 건설과 약진을 상징하는 산업역군상과 평화를 뜻하는 여인상이 설치돼 있다. 산업역군상 하단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축사 문구를 담은 동판도 새겨져 있다.
60년 동안 현재 자리를 지켜온 공업탑은 인근에 자리한 울산대공원 동문 연꽃연못 일원으로 이전될 예정이다. 트램 형태인 울산도시철도 1호선 건설에 따라 울산시가 공업탑 로터리 일대를 기존 회전식이 아닌 평면 교차로로 전환키로 하면서 이전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울산시는 올해 하반기 공업탑을 해체, 울산박물관에 임시로 옮긴 뒤 내년 울산대공원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공업탑 이전과 함께 탑 디자인도 시대 흐름에 맞춰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모전을 거쳐 8월에 수상작을 발표한다.
공업탑이 울산에 들어설 당시만 해도 일부를 제외한 대한민국 대다수 지역은 여전히 농업국가의 틀을 벗지 못했다. 울산도 당시엔 대부분 지역이 허허벌판이었다. 하지만 공업탑 건립 60년이 지난 현재,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가진 나라로 부상했다. 더욱이 K문화 유행으로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로 꼽히고도 있으니 실로 엄청난 변화의 시간이었다. 울산도 서울에 이어 개인소득이 높은 ‘부자도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기존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AI) 수도와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제조 거점 도약을 준비 중이다. 공업탑이 울산대공원으로 옮겨가더라도 대한민국의 번영을 약속하는 상징으로 계속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천영철 논설위원 cyc@busan.com
천영철 논설위원 cyc@busan.com